이게 어떻게 여기서…요즘 서해서 쏟아지고 있는 뜻밖의 '물고기'
2025-10-01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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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보다 풍성해진 서해 바다
가을이 되면 바다는 제철 먹거리로 가득 찬다. 서해 역시 꽃게철을 맞아 어민들의 그물에 풍성한 수확이 걸려들고 있다. 그런데 요즘 서해에서는 예상치 못한 손님이 대거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바로 10월부터 제철이 시작되는 생선 삼치다. 전통적으로 삼치는 남해와 제주 등 난류 해역에서 많이 잡히는 어종으로 알려졌다. 몸길이가 최대 1m에 달하고, 빠른 유영 속도를 자랑하는 대표적인 회유성 등푸른 생선이다. 그동안 서해에서는 소규모로만 잡히곤 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인천과 경기 해역에서 삼치 어획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어업 현장의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옛 어민들은 바닷물 온도를 알 수 없던 시절, 해변에 피는 식물인 순비기나무 개화를 보고 삼치의 도래를 예측했다. 순비기꽃이 피면 수온이 약 26도 이상 올라 멸치가 이동하기 시작하고, 그 멸치를 따라 삼치 떼가 북상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소청도와 대청도 바다의 수온이 오르는 시기에 삼치가 서해로 몰려드는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과거에는 남해 중심으로 잡히던 삼치가 서해에서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은 기후 변화와도 밀접하다. 해수 온난화로 수온이 상승하면서 멸치와 정어리 같은 먹이 자원이 서해로 유입되고, 이를 따라 삼치가 회유 경로를 확장한 것이다.
최근 5년 동안 삼치는 인천과 경기 연안에서 삼치 어획량이 가파르게 증가한 것으로 전해다. 과거에는 부수적으로 잡히던 어종이었지만, 이제는 상품성 있는 주요 어장으로 성장했다. 이로 인해 남해 중심이던 삼치 어업이 서해에서도 본격적으로 자리 잡으면서 어민들의 새로운 소득원이 되고 있다. 특히 인천에는 삼치 골목이 형성될 정도로 삼치 소비가 활발하다. 이는 단순한 어획 증가를 넘어 지역 식문화와 경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해 삼치 어획량 증가는 단순히 생태적 현상에 그치지 않는다. 인천과 경기 연안 어민들에게 새로운 소득원을 제공하고, 수산시장과 외식업계에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꽃게와 함께 삼치가 서해 가을철을 대표하는 어종으로 부상하면서 지역 축제나 특산물 판매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과거 남쪽 물고기로 여겨지던 삼치가 이제는 서해에서도 본격적으로 자리 잡으면서, 우리나라 어업 지형도 점차 변하고 있다. 기후 변화라는 세계적 흐름이 서해의 어장 환경을 바꾸고, 그 결과 서해 어민들의 삶에도 새로운 기회가 찾아오고 있는 셈이다.
삼치는 길고 유선형 몸체에 은빛 비늘을 가진 생선이다. 등은 청회색, 배는 은백색이며 옆구리에 점무늬가 퍼져 있다. 멸치, 까나리, 정어리 등 작은 어류를 빠른 속도로 쫓아잡아 먹으며 성장한다. 체중은 최대 7kg 이상까지 나가며, 회·구이·조림 등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된다.
영양학적으로도 삼치는 뛰어난 가치를 지닌다. 100g당 약 108kcal로 저칼로리 식품에 속하지만 단백질은 19~20g으로 풍부하다. 지방 함량은 3g 정도로 낮지만 오메가-3 지방산을 포함하고 있으며, 비타민 A·B군·D·C와 칼슘·마그네슘·칼륨 등 미네랄도 고르게 들어 있다.

삼치는 두뇌와 눈, 심혈관, 뼈 건강에 두루 도움이 되는 대표적인 생선으로 꼽힌다. 우선 두뇌와 눈 건강 측면에서 보면, 삼치에 풍부한 DHA가 뇌세포 활성과 기억력 증진에 효과적이며 치매 예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또한 비타민 A가 함유돼 있어 시력 보호와 안구 건강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
심혈관 건강에도 이점이 크다. 삼치의 불포화지방산과 칼륨 성분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압 조절을 도와 동맥경화 같은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데 기여한다. 뼈와 면역력 강화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는데, 비타민 D와 칼슘이 풍부해 골밀도를 높이고 면역 기능을 활성화해 체력 유지와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
삼치는 저칼로리이면서 단백질이 풍부한 생선으로, 다이어트 식단에도 적합하다. 근육 유지와 체중 관리에 효과적이며, 포만감을 오래 유지시켜 불필요한 칼로리 섭취를 줄여준다.
다만 삼치에도 퓨린이 함유돼 있기 때문에 통풍 환자는 과도한 섭취를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국 삼치는 DHA, 비타민, 무기질이 균형 있게 들어 있어 두뇌·안구·심혈관·골격·체중 관리까지 다양한 건강 효능을 기대할 수 있는 우수한 식재료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