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학자 “세계 평화 위해 노력했는데... 이 나라 민주주의가 날 이렇게 대우하나”
2025-10-02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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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권성동·한학자 석방 요청 받아들이지 않았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과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법원에 석방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3부(최진숙 차승환 최해일 부장판사)는 1일 권 의원과 한 총재의 구속적부심사를 진행한 뒤 이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의자 심문 결과와 사건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다고 인정된다"고 결정 이유를 밝혔다.
이들은 서울구치소에서 수용 생활을 이어갈 전망이다.
한 총재는 이날 오후 4시부터 7시40분까지 진행된 구속적부심에서 약 3분간 진술 기회를 얻어 통일교 교리를 설명하며 "세계 평화를 얻기 위해 우리가 하늘을 모셔야 하지 않느냐"며 자신이 '평화의 어머니' 역할을 하는 데 평생을 쏟았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한 총재는 "내가 그런 노력을 하는 데 평생을 다 바쳤는데 이 나라 민주주의가 나를 이렇게 대우하느냐"라는 취지로 자신의 구속에 참담함을 토로했다고 한다.
한 총재 측은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 씨의 진술 중 사실이 아닌 부분이 많고, 현재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구속 생활을 이어갈 수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인단은 심장계통 질환을 앓고 있는 한 총재의 건강이 악화돼 구속을 계속하는 게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펴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권 의원 측은 수사의 핵심 단서인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 진술에 신빙성이 없고 특검이 이번 혐의와 무관한 압수수색영장을 토대로 위법하게 증거를 수집했다는 주장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법원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어 구속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 특검팀 측의 손을 들어줬다.
권 의원은 2022년 1월 윤씨로부터 윤석열 정부의 통일교 지원 청탁과 함께 정치자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지난달 16일 구속됐다.
한 총재는 윤씨와 공모해 권 의원에게 1억원을 건넨 혐의에 더해 2022년 4~7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 목걸이와 샤넬백을 건네며 교단 현안을 청탁한 데 관여한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로 지난달 23일 새벽에 구속됐다.
그는 김 여사에게 건넬 목걸이와 가방 등을 교단 자금으로 구매한 혐의(업무상 횡령), 2022년 10월 자신의 원정 도박 의혹에 관한 경찰 수사에 대비해 윤씨에게 증거 인멸을 지시한 혐의(증거인멸교사)도 받는다.
특검팀은 권 의원이 통일교 측에 한학자 총재의 해외 원정 도박과 관련한 경찰의 수사 정보를 전달해줬다는 의혹, 2022년 2~3월 한 총재를 찾아가 금품이 든 쇼핑백을 건네받았다는 의혹 수사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 총재와 윤씨가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권 의원을 당 대표로 밀기 위해 교인들을 대거 입당시켰다는 의혹 역시 수사 대상이다.
권 의원의 구속 기간은 추석 연휴 중 만료되는데, 관례상 특검팀은 그를 연휴 시작 전인 2일 구속기소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