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볼 수 없을 줄 알았는데…광주서 1000마리 떼로 풀린 '토종 물고기'
2025-10-02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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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민물고기의 귀환
경기도가 개체수 감소로 보호가 절실했던 토종 민물고기를 대량으로 방류했다.

지난 1일 경기도해양수산자원연구소는 지난달 30일 버들붕어의 종 보존과 하천 생태계 복원을 위해 대규모 방류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장소는 광주시 경안천습지생태공원으로 버들붕어의 어린 개체 약 1000마리가 방사됐다.
이번에 방류된 치어들은 연구소가 도내 농수로에서 확보한 어미 물고기를 활용해 자체 번식시킨 것이다. 방사 전에는 수산생물전염병 검사도 완료했다.
버들붕어는 이름 때문에 붕어와 비슷하다고 오해받지만, 실제로는 붕어가 속한 잉어과와 유전적으로 무관하다. 이들은 되려 열대어인 베타나 구라미와 가까운 친척이다. 아가미의 일부가 변형된 라비린스 기관을 통해 공기를 직접 호흡할 수 있다는 특이한 생태적 특징을 지닌다.
버들붕어는 본래 영동 지역을 제외한 한반도 전역에서 널리 분포하던 종이었다. 주로 물의 흐름이 거의 없거나 잔잔한 연못, 늪, 수초가 많은 농수로 등에서 서식했다.

그러나 무분별한 외래종 유입으로 인한 포식 위협과 농수로의 콘크리트 개조 및 정비 과정에서 서식 환경이 파괴되면서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현재 버들붕어는 경기도 보호 야생생물로 지정돼 있다.
연구소는 버들붕어가 물살이 느린 곳에 거품 둥지를 만들어 산란하는 생태 습성을 면밀히 고려하여 방류지를 선정했다. 따라서 서식 환경이 잘 보존될 수 있는 경안천습지생태공원이 최적의 장소로 선택됐다.
버들붕어는 크기가 4~7cm 정도의 소형 물고기다. 수컷은 산란기에 화려한 혼인색을 띠고 다른 수컷과 싸우는 투어(鬪魚) 습성도 가지고 있어 관상용으로서의 가치도 높다.
김성곤 경기도해양수산자원연구소장은 “토종 민물고기 복원은 생태계 건강성과 생물다양성을 유지하는 핵심 과제”라며 “앞으로도 꾸준한 복원·보존 사업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버들붕어의 복원은 단순한 개체수 회복을 넘어선 의미를 지닌다. 이들은 주로 수서 곤충의 유충을 먹이로 삼아 수변 생태계의 해충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다양한 물고기들의 중요한 먹이원으로서 생물 다양성의 기반을 형성한다. 이번 대규모 방류는 생태적 기능 회복과 더불어 한국형 관상어 산업 활성화의 기반을 다지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경기도의 이번 방류 조치는 생태계 복원과 함께, 점차 잊혀가는 우리 토종 물고기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인식을 제고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