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 1000마리도 안 되는데…제주도서 발견돼 난리 난 '멸종위기 동물'
2025-10-08 08:30
add remove print link
지구상에서 가장 희귀한 새 중 하나
전 세계에 1000마리도 남지 않은 극심한 멸종위기 조류가 제주 해안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2일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표선해수욕장에서 넓적부리도요 1마리가 발견돼 먹이활동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도지회가 이 희귀한 장면을 확인했다.
넓적부리도요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최고 등급인 '위급(CR)'으로 분류된 새다. 국내에서도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최근 추산 결과 전 세계 생존 개체수는 200~900마리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새의 가장 큰 특징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티스푼처럼 넓고 납작하게 생긴 검은색 부리다. 몸길이는 14~15cm 정도로 작은 편이다. 번식기에는 얼굴과 가슴, 등이 적갈색을 띠지만, 비번식기가 되면 머리와 배가 연한 회색으로 바뀐다. 다리는 검은색이다.

넓적부리도요는 러시아 극동 지역 툰드라(추코트카)에서 번식한다. 6월 하순부터 7월 중순 사이 산란기를 맞아 한 번에 4개 정도의 알을 낳는다. 겨울철이 되면 동남아시아와 인도 동부, 미얀마 등으로 이동해 월동한다.
이동 과정에서 한국의 서해안과 남해안 갯벌을 중간 기착지로 삼는다. 새만금, 유부도, 낙동강 하구 등에서 극소수 개체만 관찰되는 것으로 보고됐다. 제주에서 발견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어 이번 관찰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 새는 갯벌과 하구의 모래 섞인 습지를 선호한다. 주로 갯지렁이와 작은 새우류 같은 해양 무척추동물을 잡아먹으며 생활한다.
넓적부리도요의 개체수가 급감한 데는 여러 원인이 있다. 기후변화와 서식지인 갯벌과 하구의 매립 및 파괴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미얀마 등지에서 이뤄지는 사냥도 위협 요소다. 영국 환경단체 '야생 조류 습지 트러스트'에 따르면 새만금 갯벌이 매립된 이후 개체수가 90%나 줄었다는 분석 결과도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집중 보호가 진행 중이며, 국제적인 보호 활동도 활발하다. 조류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평생 한 번 보기도 어려운 새로 통한다. 지구상에서 가장 희귀한 새 중 하나로, 서식지 훼손과 환경 악화가 계속되면 개체수는 더욱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