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 빼라”는 요구까지…군 간부들 고통 받는 이유 1위는?

2025-10-02 21:17

add remove print link

선 넘은 민원으로 초급 군 간부 스트레스 심화

일부 부모들의 과도한 민원 때문에 일선 부대에서 근무하는 군 간부들이 심각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SBS 보도에 따르면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살펴본 결과 정년을 채우지 않고 조기 전역을 신청한 군 간부는 올해 상반기에만 2869명에 달했다. 이는 2021년 같은 기간의 두 배를 훌쩍 넘는 수치이다. 조기 전역을 희망하는 이유로는 업무 강도에 비해 처우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특히 초급 장교와 부사관의 경우 병장과 실수령 급여의 차이가 거의 사라지면서, 보상 부족에 따른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한국국방연구원이 지난해 전역 예정인 임관 5년차 이상 간부 417명을 대상으로 전역 결심 이유를 조사한 결과, ‘낮은 보상’이 22.5%로 가장 많았고, ‘부대관리 행정업무 위주 복무로 인한 보람 상실’이 20.1%로 뒤를 이었다. 업무에서 느끼는 보람 상실이 낮은 보상 못지않게 전역 결심에 영향을 준 것이다.

최근 초급 간부들은 부대관리 업무를 수행하면서 일부 부모들의 과도한 민원에 시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아이가 생선 알레르기가 있으니 생선을 제외해 달라", "자기 전 감기 약 복용 여부를 체크해 달라", "잠자리 예민한 아이를 위해 명상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에어팟을 지급해 달라" 등, 군대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 간부들은 "군인인지 유치원 교사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라는 불만까지 토로하고 있다.

군 간부들의 업무 부담은 단순히 민원 대응에서 그치지 않는다. 초급 간부는 부대관리와 병사 교육, 훈련 진행까지 동시에 수행하며, 제한된 시간 안에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야 한다. 특히 병사들의 생활과 안전을 책임지는 동시에 부모들의 세심한 요구까지 충족시키려다 보면 신체적·정신적 피로가 누적될 수밖에 없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전문가들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병사뿐 아니라 간부를 위한 정책 마련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합리적인 보상 체계를 구축하고, 민원 응대로 인한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안이 필요하다. 또한 병사들에게 책임감을 높이고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유도해, 간부가 과도한 행정 업무와 민원 처리로 소진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근 군 조직에서는 간부의 사기와 복무 만족도가 부대 운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초급 간부가 과중한 행정과 민원 업무로 지치면, 이는 곧 병사 관리와 훈련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간부를 보호하고 지원하는 제도적 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결국 군 간부의 조기 전역 증가 현상은 단순한 개인 선택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임이 드러난다. 업무 강도와 보상의 불균형, 민원 부담, 그리고 부대관리 중심의 행정 업무가 겹치면서 초급 간부들의 피로와 스트레스가 심화되고 있다. 군 조직 차원에서 간부 복지 개선과 민원 대응 체계 정비가 병행되어야, 간부들이 직무에 집중하면서도 안정적으로 복무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이번 사례를 계기로 군은 간부들이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지원과 보상 체계를 점검하고, 민원으로 인한 불필요한 업무 부담을 최소화하는 정책을 마련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를 통해 간부들이 본연의 역할인 병사 지도와 부대 운영에 집중할 수 있으며, 전반적인 군 조직의 효율성과 사기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