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나 보던 희귀종인데...국내서 새 삶 시작한 '멸종위기 동물'

2025-10-03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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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삵·앵무새, 광주 우치동물원 새 가족으로
3일 추석 연휴 맞아 시민 공개…안정된 보금자리 제공

광주 우치동물원이 멸종위기종 삵과 앵무새를 새로운 가족으로 맞았다.

광주 우치동물원의 새 가족이 된 멸종위기종 삵. / 광주시 제공
광주 우치동물원의 새 가족이 된 멸종위기종 삵. / 광주시 제공

광주 우치동물원은 “교통사고로 시력을 잃은 삵과 불법 밀수 과정에서 구조된 앵무새들을 새 가족으로 맞았다”고 3일 밝혔다.

이번에 들어온 삵은 우리나라 토종 포유류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에 지정돼 있다. 지난 2020년 광주 북구 청풍동에서 교통사고로 추정되는 사고를 당한 뒤 발견됐으며, 당시 머리 손상으로 인한 신경 장애와 시력 상실, 다리 골절 등 중상을 입어 자연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됐다. 이후 광주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에서 치료와 보호를 받아오다 지난 7월 25일 우치동물원으로 이송됐다. 이제는 야생으로 방사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전문 치료와 돌봄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관리된다.

앵무새는 뉴기니아앵무와 오색장수앵무 등 멸종위기 조류 5마리다. 이들은 불법 밀수·사육 과정에서 확보돼 국립생태원 야생동물보호시설에서 보호를 받아왔다. 지난 7월 26일 우치동물원으로 옮겨진 뒤 건강 검진과 적응 과정을 거치며 안정적인 생활을 준비해 왔고, 이번 추석 연휴부터 시민들에게 처음 공개된다. 우치동물원은 이 앵무새들에게 적합한 서식 환경을 제공하고 건강 관리도 체계적으로 이어갈 방침이다.

새 가족이 된 삵과 앵무새는 현재 적응 훈련을 진행 중이며, 추석 연휴 첫날인 이날부터 일반 시민들이 관람할 수 있다. 단순한 전시 차원을 넘어 야생동물 구조·보호의 의미를 알리고, 멸종위기종 보전 연구에 활용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추진된다. 특히 삵의 경우 사고로 시력을 잃은 개체를 장기적으로 보호하는 사례라는 점에서 서식지 외 보전기관 운영 준비와 학술 연구에 중요한 경험으로 축적될 것으로 보인다.

우치동물원은 앞으로도 구조된 장애 동물 보호, 멸종위기종 보전, 생명존중 교육에 힘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성창민 우치공원관리사무소장은 “사고로 시력을 잃은 삵을 보호하는 일은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우치동물원이 시민에게는 생태교육의 장이 되고 동물들에게는 안전한 삶터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삵은 한국을 비롯해 동아시아 전역에 분포하는 야생 고양잇과 동물로, 집고양이보다 크고 날렵하다. 몸통 길이는 60cm 안팎이고 꼬리는 30cm 정도로 길며, 옆구리에는 뚜렷한 줄무늬가 있다. 주로 야간에 활동하며 토끼·쥐·새 같은 작은 동물을 사냥한다. 산림과 농경지, 하천 주변 등 다양한 서식지에서 살아가지만 서식지 파괴와 교통사고로 개체 수가 줄면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삵은 생태계에서 쥐와 같은 소형 포유류 개체 수를 조절하는 역할을 해, 건강한 먹이사슬 유지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오색장수앵무 자료 사진. / hitejellybeans-shutterstock.com
오색장수앵무 자료 사진. / hitejellybeans-shutterstock.com

뉴기니아앵무와 오색장수앵무는 열대와 아열대 지역에서 서식하는 대형 앵무류로, 화려한 깃털과 높은 지능으로 잘 알려져 있다. 사회성이 강하고 무리를 이루어 생활하며, 사람의 말을 흉내 내는 능력 때문에 애완 조류로도 인기가 많다. 하지만 이런 특성이 오히려 불법 거래와 밀수의 원인이 돼 국제적으로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돼 보호받고 있다. 앵무류는 충분한 공간과 다양한 먹이, 사회적 교류가 필요해 전문적인 관리 없이는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기 어렵다.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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