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에서 시작된 반격…신유빈, 대역전 드라마 완성
2025-10-03 14:10
add remove print link
네 세트 연속 승리로 완성한 대역전극
한국 여자탁구 에이스 신유빈(대한항공)이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중국 스매시 여자 단식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신유빈은 3일 베이징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8강에서 주천희를 상대로 세트스코어 4-2(14-16, 7-11, 11-8, 11-9, 11-9, 11-7)로 제압하며 준결승 무대에 올랐다.
경기는 초반부터 쉽지 않았다. 신유빈은 세계랭킹 35위 주천희를 상대로 1세트를 듀스 접전 끝에 14-16으로 내주었고 2세트에서도 7-11로 패하며 벼랑 끝에 몰렸다. 두 세트를 잃은 순간에도 흔들림은 없었다. 신유빈은 차분하게 호흡을 고르며 공격의 강약을 조절했고 3세트에서 8-8 접전 끝에 연속 득점을 올리며 11-8로 승리, 흐름을 뒤집기 시작했다.
분위기를 잡은 신유빈은 4세트에서 과감하게 앞서나갔다. 3-3에서 균형을 깬 뒤 7-4, 10-5까지 달아났고 막판 주천희의 추격에도 흔들리지 않으며 11-9로 세트를 가져왔다. 이어진 5세트 역시 9-9까지 긴장된 승부가 이어졌지만 마지막 집중력 싸움에서 웃으며 11-9로 따냈다. 세트 스코어 3-2 역전에 성공한 순간, 경기장의 흐름은 완전히 바뀌었다.
승부의 분수령이 된 6세트에서 신유빈은 초반부터 리드를 잡았다. 6-4로 앞선 뒤 매치포인트를 만들어냈고 마지막 순간 강력한 드라이브를 성공시키며 11-7로 경기를 끝냈다. 최종 스코어 4-2. 벼랑 끝에서 시작해 네 세트를 연속으로 따낸 대역전극이었다.

이번 승리는 전날 16강에서 세계 4위 콰이만을 꺾은 기세를 이어간 결과이기도 했다. 신유빈은 올해 중국 선수들을 상대로 유독 약세를 보이며 8전 전패를 기록했지만 콰이만전 승리로 징크스를 끊었고 주천희전에서도 승리를 거두며 자신감을 완전히 회복했다.
상대 주천희 역시 만만치 않았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일본의 이토 미마(세계 8위)와 중국의 스쉰야오(세계 12위)를 연달아 꺾으며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3세트부터 달라진 신유빈의 공세를 막아내지 못했다.
베이징 경기장은 경기 내내 긴장감으로 가득했고 마지막 결승점이 네트를 가르자 관중들은 일제히 박수와 환호를 쏟아냈다. 신유빈은 두 팔을 치켜들며 포효했고 동료 선수들과 포옹하며 기쁨을 나눴다.
이 승리로 신유빈은 준결승 무대에 올랐다. 4강에서는 세계 2위 왕만위(중국)와 세계 6위 하리모토 미와(일본)의 승자와 맞붙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