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도 산다...1kg에 150만원까지 올랐는데 없어서 못 산다는 '이것'

2025-10-03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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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선물로 각광받는 귀한 식재료 정체

추석 명절 고급 선물로 꼽히는 송이버섯 가격이 역대급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 대형 산불 피해가 겹치면서 생산량이 급감한 탓이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만든 송이축제 이미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만든 송이축제 이미지

산림조합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2일 강원 양양군 송이 공판에서 1등품이 ㎏당 150만600원에 낙찰됐다. 추석 연휴를 앞둔 마지막 공판에서 나온 최고가다. 이날 공판에서는 총 101.07㎏이 거래됐으며, 1등품 3.32㎏을 비롯해 2등품(68만5500원), 생장정지품(38만2500원), 개산품(34만8200원), 등외품(22만 5600원) 등이 판매됐다.

송이버섯은 인공 재배가 불가능한 임산물로, 강원도와 경상북도 등 산간 지역에서 8월 하순부터 10월 하순까지만 채취할 수 있다. 올해는 여름철 이상기후로 인해 발생 시기가 예년보다 2~3주가량 지연됐다. 송이버섯이 제대로 자라려면 8~10월 누적 강수량이 500~600㎜는 돼야 하는데, 폭염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생육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 여기에 지난 봄 경북과 강원 산지를 휩쓴 산불 피해로 더욱 보기 힘든 귀한 몸이 됐다.

2일 강원 양양군 양양읍 양양속초산림조합 지하에서 조합 관계자가 양양 송이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2일 강원 양양군 양양읍 양양속초산림조합 지하에서 조합 관계자가 양양 송이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양양 송이는 지난달 27일에야 첫 공판을 시작했다. 예년보다 20일 정도 늦은 출하다. 지금까지 공판량은 245㎏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했다. 최근 5년 평균과 비교하면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출하 초기부터 시세는 전년 대비 10% 이상 높게 형성됐다. 지난달 25일 양양군 첫 공판에서 1등품 낙찰가는 ㎏당 113만770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제군에서도 지난달 23일 1등급 송이가 ㎏당 115만원에 거래됐다.

대구에서 송이버섯 전문점을 운영 중인 가게 주인은 지난 1일 경북매일과 인터뷰에서 "작년보다 가격이 더 뛰었다. 국산 송이버섯 출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긴 했지만 물량 자체가 없다. 수입산 마저도 이미 예약이 마감된 상황"이라며 "9월 초만 해도 보통등급이 13만 원 선이었는데, 추석을 앞두고 보통 2~3만 원 오르던 가격이 올해는 4~5만 원이나 뛰었다"고 말했다.

양양 송이 / 뉴스1
양양 송이 / 뉴스1

백화점 업계는 송이버섯을 시세에 따라 가격을 책정하는 '싯가'로 판매하고 있다. 현대·롯데·신세계백화점은 자연산 송이 추석선물세트를 ㎏당 130만원 선에서 내놓았다. 강릉·양양·인제·양구 등 공판장에서 직송하는 상품들이다. 비싼 가격에도 추석 선물로 각광 받으며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벌써 송이 선물세트 판매 목표를 초과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에 "원물 가격이 25~35% 상승해 선물 세트 가격도 예년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명절 행사 후반부터 송이버섯 출하가 시작돼 물량이 한정적이어서 사전예약 형식으로 판매 중"이라고 전했다.

이마트·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도 산지 직송 방식으로 송이버섯을 판매하거나 일부 매장에서 선보이고 있다.

백화점에서 추석 선물로 선보인 자연송이 / 뉴스1
백화점에서 추석 선물로 선보인 자연송이 / 뉴스1

올해 송이버섯 생산량은 전년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산림청은 "기후변화와 소나무림 피해로 송이버섯 생산량은 감소 추세를 보여왔다"며 "특히 올해는 송이버섯 주산지인 경북지역의 대규모 산불 피해로 송이버섯 생산량이 더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림조합 송이 공판량은 2020년 124톤에서 2021년 108톤, 2022년 67톤으로 계속 줄었다. 2023년 165톤으로 급증했다가 지난해 다시 78톤으로 반토막 났다.

양양 송이는 수분 함량이 적고 몸체가 단단해 향이 진하고 풍부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특정 시기에만 채취 가능한 희소성으로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으며, 2006년 산림청 지리적표시 임산물 제1호로 등록됐다.

전문가들은 기온이 낮아지면 추석 이후 생산량이 늘어나며 가격도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양양 송이축제는 추석 연휴 직후인 10일 개최된다.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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