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여행 간 40대 한국 직장인 실종…"호텔 투숙 아예 안해"

2025-10-06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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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여행, 왜 실종자의 흔적은 사라졌을까?

캄보디아로 여행을 떠난 40대 직장인이 일주일째 연락이 끊기며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가족들은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는 상황 속에서 불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5일 MBC 보도에 따르면 전주에서 직장을 다니던 42세 이모 씨는 지난달 24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으로 출국했다. 예정된 여행 일정은 5박 6일이었다. 하지만 출국 사흘 뒤인 27일부터 가족과의 연락이 완전히 끊겼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가족들은 SNS와 카카오톡으로 수십 차례 메시지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아버지는 “전화가 계속 연결되지 않고 ‘받을 수 없다’는 안내만 들린다”며 애타는 마음을 전했다.

이씨의 마지막 GPS 기록은 프놈펜 시내 한 호텔 근처에서 잡혔다. 가족이 현지 가이드에게 확인을 요청했지만, 이씨는 해당 호텔에 투숙한 기록조차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함께 연락을 시도한 친구는 “마지막 위치가 잡힌 곳 주변 어딘가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 경찰이 그 지점부터라도 신속히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 씨 가족은 혹시 범죄 피해를 당한 것은 아닌지 불안에 떨고 있다. 이 씨의 어머니는 “캄보디아에서 납치나 감금 피해 소식이 많다는 말을 듣고 너무 놀랐다”며 “아들이 무사하다는 소식만이라도 듣고 싶다”고 호소했다.

최근 캄보디아 내 한국인 피해 사례는 급격히 늘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2022년 1건에 불과하던 캄보디아 내 취업 사기·감금 피해 신고가 2023년에는 17건으로 늘었고, 2024년에는 무려 220건으로 폭증했다. 올해 7월까지 접수된 신고만 252건에 달한다.

피해 사례 대부분은 현지에서 ‘고수익 일자리’를 미끼로 접근한 뒤 여권을 압수하거나 감금해 노동을 강요하는 형태였다. 일부는 현지 범죄조직과 연계된 온라인 불법도박,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강제로 동원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이 같은 사건이 잇따르자 정부는 캄보디아 주요 지역에 대한 여행 경보를 강화했다. 현재 프놈펜시는 ‘여행자제’ 지역으로 지정돼 있으며, 시하누크빌주·캄폿주 보코산 지역·바벳시는 ‘특별여행주의보’가 발령돼 있다.

외교부는 사건 대응을 위해 주캄보디아대사관 영사 인력을 기존 1명에서 3명으로 늘리고 현지 경찰과 공조 체계를 강화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특별여행주의보가 내려진 지역을 방문하려는 국민은 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해 달라”며 “현재 체류 중인 국민은 즉시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경찰은 이 씨의 신변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에 협조를 요청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현지 당국으로부터 공식 답변은 오지 않았다. 국내 경찰은 외교부 및 현지 치안당국과 공조해 이씨의 행방을 추적 중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실종 경위가 명확하지 않아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여권 사용 기록, 출입국 동선, 통신 내역 등을 면밀히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몇 년 사이 캄보디아는 저렴한 물가와 다양한 관광지로 인해 한국인 여행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지역은 치안이 불안정하고, 현지 범죄조직이 외국인을 노리는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외교부는 여행 전 ‘해외안전여행’ 사이트에서 최신 여행경보를 확인하고, 현지 도착 후 가족에게 숙소와 연락 가능한 번호를 미리 알려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신분증, 여권 사본, 긴급연락처를 별도로 보관하고, 낯선 사람의 권유로 이동하거나 일자리를 제안받을 경우 절대 응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특히 혼자 여행하는 경우, 현지에서 개인 정보를 쉽게 공유하지 말고, 신뢰할 수 있는 가이드나 여행사를 통해 이동하는 것이 안전하다.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 +855-23-211-900)이나 영사콜센터(☎ +82-2-3210-0404)로 연락해야 한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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