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이랑 말아먹는 건데…외국인들이 라면처럼 먹어 화제라는 '의외의 한국 음식'
2025-10-0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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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전통 음식을 재해석해 출시
외국인 관광객들의 ‘한국 먹거리 지도’가 바뀌고 있다. 과거 한국을 찾는 해외 관광객들은 불닭볶음면, 신라면 같은 매운 라면과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를 ‘필수 쇼핑템’으로 꼽았지만, 최근에는 한국 전통 음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제품들이 새롭게 인기를 얻고 있다. 그 중심에는 바로 ‘미역국 라면’이 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외국인 고객이 많이 찾는 서울역, 잠실, 용산 등 10개 주요 점포에서 ‘팔도&양반 미역국라면(4입)’이 올해 들어 라면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전통의 강자였던 신라면, 안성탕면, 진라면 등을 제치고 외국인 소비자에게 가장 많이 팔린 라면이 된 것이다.
특히 인천공항 출국 전 마지막 쇼핑 명소로 꼽히는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에서는 올해 1월부터 9월 22일까지 10만 개 이상이 판매됐다. 매운맛 대신 담백한 국물 맛을 내세운 이 라면이 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셈이다.
흥미로운 점은, 한국인에게 미역국은 원래 ‘밥과 함께 먹는 음식’이라는 점이다. 생일상에 오르는 대표적인 음식으로, 국물에 밥을 말아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외국인들은 이 전통적인 조합 대신 ‘미역국을 라면으로 즐기는 방식’에 열광하고 있다.
이처럼 외국인들은 미역국이 ‘밥과 함께 먹는 음식’이라는 한식의 기본 틀보다, ‘편리하게 즐길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한국 음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식의 전통적인 식문화가 ‘라면’이라는 간편식 형태로 재탄생하면서, 외국인 소비자층의 접근성이 한층 넓어진 것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한국 음식은 맵고 자극적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었지만, 미역국라면은 전통 한식의 따뜻함과 담백함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SNS를 통해 ‘건강하고 편안한 한국식 한 끼’로 인식되며 외국인들에게 폭넓게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유튜브와 틱톡에서는 ‘미역국라면 먹방’ 영상이 다수 올라오며 조회 수 수십만 회를 기록하고 있다. 일본과 동남아 인플루언서들이 ‘한국의 전통 음식이 라면으로 만들어졌다’며 소개하면서, 여행 전 미리 구매 정보를 검색하는 외국인들도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