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향하던 구호선박 이스라엘군에 나포…한국인 1명 포함
2025-10-08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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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민단체 “민간 선박 억류 중단하고 구금자 석방하라” 촉구
이스라엘 외무부 “탑승자 안전…항구로 이송 뒤 추방 예정”
한국인 활동가가 탑승한 가자지구 구호선박이 이스라엘군에 나포됐다.

KBS에 따르면 8일 정부는 한국인 활동가가 탑승한 선박이 가자지구에 접근하다 이스라엘군에 나포된 데 대해 이스라엘 측에 조속한 석방을 요청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주이스라엘대사관을 통해 우리 국민이 신속하고 공정한 절차를 거쳐 빠른 시일 내에 석방될 수 있도록 이스라엘 당국에 지속 요청하는 한편 필요한 영사 조력도 적극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스라엘 당국과도 지속 소통하며 우리 국민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당부해 왔다”고 덧붙였다.
앞서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과 강정친구들, 개척자들은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전 11시40분쯤 ‘가자로 향하는 천개의 매들린 선단’ 소속 배 11척이 이스라엘군에 나포됐다고 밝혔다. 이 선단에는 한국 국적 활동가 김아현 씨(27·활동명 해초)도 탑승해 있었다. 단체들은 같은 날 서울 종로구 주한 이스라엘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간 선박 나포를 즉각 중단하고 구금 중인 활동가를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에 따르면 김 씨는 항해를 시작하기 전 “봉쇄를 깨부수는 것이 이번 항해의 목적”이라며 “세계 각지 민중의 연대로 군사와 자본이 만든 벽을 넘어설 수 있다”는 편지를 남겼다. 나포 직후에는 SNS 라이브 방송을 통해 "대한민국 정부가 압력을 가해 제 즉각적 석방을 요구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선박과 탑승자들이 안전하게 이송됐으며 곧 추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의 구호선박 나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달 1일에도 ‘글로벌 수무드 선단’ 소속 선박 44척이 억류됐고 활동가 462명이 구금됐다. 일부는 추방됐으나 아직 풀려나지 못한 이들도 있다. 지난달에는 세계적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탑승한 선박이 드론 공격을 받은 뒤 나포된 사례도 있다.
이스라엘은 2009년부터 16년째 가자지구 해상 봉쇄를 이어오고 있으며 2010년 이후 구호선박이 가자 해상에 도달한 적은 없었다. 시민단체들은 “봉쇄 속에 갇힌 가자 주민들은 포격과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이스라엘 한국대사관은 이번 사안을 인지한 직후 해당 한국인에게 가자지구 방문의 위험성을 알리고 예외적 여권 사용 허가 없이 여행 금지 지역을 방문하면 여권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음을 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연락을 시도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