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하행선 판매 1위는 ‘커피’…그런데 상행선 ‘1위’는 전혀 다른 ‘이것’
2025-10-09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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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연휴, 고속도로 휴게소 소비의 비밀?!
명절 연휴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의 풍경은 늘 비슷하다. 장거리 운전으로 피곤한 사람들, 간단한 식사나 커피 한 잔으로 잠시 숨을 고르는 사람들. 하지만 흥미롭게도 귀성길과 귀경길에서 사람들이 찾는 품목은 완전히 달랐다.

9일 파이낸셜뉴스에 따르면 전날 편의점 CU가 발표한 명절 기간 고속도로 매출 분석 결과 ‘귀성길(하행선)’ 1위 품목은 커피, ‘귀경길(상행선)’ 1위는 스낵류로 나타났다. 명절 이동 방향이 바뀌면 소비 패턴도 달라지는 셈이다. CU가 올해 설 연휴(1월 25~30일)와 지난해 추석 연휴(9월 14~18일) 동안 고속도로 주요 휴게소 20개 점포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서울에서 지방으로 향하는 하행선 휴게소에서는 커피가 압도적인 인기를 보였다.
커피는 전체 매출 20.3%를 차지하며 단연 1위에 올랐다. 휴게소를 찾은 고객 다섯 명 중 한 명꼴로 커피를 구매한 셈이다. 뒤를 이어 기능건강음료(13.6%), 스낵(12.7%), 탄산음료(8.4%), 생수(6.5%) 순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휴게소 매출 약 60%가 음료류에서 나온다는 점을 의미한다. 특히 장거리 운전 중인 운전자들에게 졸음 방지용 커피는 선택이 아닌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 껌(5.0%), 캔디(6.4%), 마른안주류(4.9%) 등 ‘씹을거리’ 상품도 높은 비중을 보였다. 일반 편의점에서는 3% 미만의 매출 비중을 차지하지만, 휴게소에서는 운전 중 졸음을 쫓거나 지루함을 달래는 용도로 소비가 급증했다.

반면 귀경길(상행선)에서는 전혀 다른 소비 패턴이 나타났다. 귀향길에 오를 때는 잠을 깨기 위한 커피가 필요했지만, 고향에서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허기를 달래줄 간식류가 대세였다.
상행선 1위 품목은 스낵류로, 매출 비중이 18.6%를 기록했다. 이어 마른안주류(12.7%), 커피(12.0%), 기능건강음료(9.3%), 생수(6.7%) 순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아이스크림 매출 비중이 6.3%로, 하행선(3.2%)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았다는 것이다. 명절 연휴 동안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를 달래려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로회복제와 숙취해소음료 판매량도 상행선에서 급증했다. 가족 모임과 술자리로 인해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귀경길에 오르며 숙취 회복과 에너지 보충을 위해 구매가 몰린 것이다.
눈길을 끄는 품목은 또 있다. 바로 휴대폰 액세서리다. 보조배터리, 충전 케이블 등 모바일 용품 판매량이 직전 명절 대비 5배 이상 증가했다. 장시간 이동으로 인해 스마트폰 사용량이 늘면서 배터리 소모가 많아졌고,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차량 내에서 각자 영상을 보거나 음악을 듣는 등 디지털 소비가 늘어난 결과로 해석된다.

이번 분석에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귀성길(하행선) 매출이 귀경길보다 42.3% 높게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귀성길에는 설렘과 기대감이 커 운전 중에도 휴게소를 여유 있게 들르는 반면, 귀경길에는 빠르게 집으로 돌아가려는 심리가 강해 휴게소 체류 시간이 짧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귀성길에는 가족 선물, 지역 특산품, 커피, 간단한 간식 등을 여유롭게 구입하는 반면, 귀경길에는 단순히 허기를 달래거나 피로를 해소하기 위한 소비가 중심이 된다.
과거 고속도로 휴게소 하면 핫도그나 오징어, 통감자 같은 휴게소 대표 먹거리가 떠올랐지만, 최근에는 커피, 에너지드링크, 스낵, 모바일 액세서리 등 실용적 소비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젊은 운전자층과 1인 운전자의 증가로, 편의점형 간편 소비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휴게소 음식점 대신, 편의점에서 커피 한 잔과 간식을 간단히 사 들고 나가는 소비 패턴이 명절 풍경을 바꾸고 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긴 황금 연휴 기간 고객들의 여행길에 편한 쉼터가 되기 위해 명절 기간 판매가 높은 상품의 재고를 넉넉히 마련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