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세상 떠난 사람들이 유서에 가장 많이 쓴 '단어'…너무 먹먹하다
2025-10-09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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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에 대한 마지막 메시지, 무엇을 말하려 했을까?
최근 연구 결과, 자살 사망자들의 유서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가족과 관련된 명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엄마’와 ‘아빠’ 등 부모를 지칭하는 표현이 두드러졌다.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은 2013년부터 2020년까지 발생한 10만여 건의 자살 사망 사례를 분석하고, 자녀나 부모, 배우자 등 가족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우와 일반 자살 사례의 유서 내용을 비교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재단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팀은 이 중 살해 후 자살 사건 215건과 일반 자살 사건 3만7천735건의 유서에서 각각 209건과 418건을 선별해 자연어 처리 방식으로 분석했다.

분석 결과, 살해 후 자살자의 유서에서 ‘엄마’ 관련 단어가 3.5%로 가장 많이 등장했고, ‘아빠’ 관련 단어가 2.1%로 뒤를 이었다. 일반 자살자의 유서에서도 부모를 지칭하는 표현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엄마’와 ‘아빠’가 각각 3.8%, 3.0%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부모를 향한 메시지가 유서에서 가장 두드러진 주제였던 것이다.
일반 자살자 유서에서는 부모 외에도 ‘사람’, ‘아들’, ‘말’, ‘가족’과 같은 단어가 자주 등장했지만, 살해 후 자살자의 유서에서는 ‘돈’이 세 번째로 높은 빈도를 보인 점이 눈에 띄었다. 일반 자살 사례에서 ‘돈’의 빈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또한 유서에 담긴 감정을 28개 카테고리로 분류한 결과, 살해 후 자살자의 유서에서는 분노와 흥분, 중립적 감정이 많이 나타난 반면, 일반 자살자의 유서에서는 배려, 사랑, 슬픔과 같은 감정이 상대적으로 우세했다.

피해자가 자녀인 살해 후 자살 사례에서는 주로 30~40대 부모가 경제적 부담이나 자녀 건강 문제를 이유로 들었으며, 부모를 대상으로 한 경우는 50대 이상에서 돌봄과 경제적 어려움이 주요 요인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이번 분석을 바탕으로, 살해 후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 경제적 지원과 사회보장 확대, 가족 갈등 조정을 위한 사회서비스 강화, 심리 상담 접근성 개선 등 다각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같은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 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