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농협 마트 가는 사람 많은데…오늘 전해진 정말 ‘심각한’ 소식
2025-10-09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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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 살리기와 수익성 사이의 딜레마?!
농협의 유통 계열사인 농협유통과 농협하나로유통이 최근 몇 년간 연이어 영업 적자를 기록하면서 재무구조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국적으로 매장을 운영하며 농산물과 생활필수품을 공급하는 농협 유통망이 구조적 위기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은 농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인용해 농협유통과 농협하나로유통이 최근 3년간 단 한 해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고 9일 밝혔다.
김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농협하나로유통은 2021년 433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이후 2022년 330억 원, 2023년 319억 원, 2024년 404억 원, 2025년 8월까지 238억 원의 적자를 냈다. 누적 영업손실은 약 1,700억 원을 넘어선다.
또 다른 핵심 조직인 농협유통 역시 적자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2022년 21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2023년 283억 원, 2024년 218억 원, 2025년 8월 기준 143억 원의 적자를 냈다. 두 조직 모두 최근 4년 연속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영업구조 개선 없이 이 추세가 지속될 경우 자본잠식 위험이 가시화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문제는 단순한 재무 지표 악화에 그치지 않는다. 농협유통과 농협하나로유통 산하 매장 중 적자를 내는 점포의 비율이 해마다 늘고 있다는 점이 더 심각하다.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전체 60개 매장 중 13곳(21.7%)이 적자였지만, 2021년에는 24곳(40.0%)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고, 2022년에는 28곳(46.7%)까지 확대됐다.
2023년에는 잠시 28곳(45.9%)으로 소폭 줄었으나 2024년 30곳(49.2%)으로 다시 상승했고, 2025년 8월 기준으로는 전체 62개 매장 중 35곳(56.5%)이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매장의 절반 이상이 손실 상태라는 점에서 농협 유통망 수익성 악화가 구조적인 단계에 진입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농협유통은 서울 양재동 하나로클럽 등 대형 직영점을 중심으로, 농협하나로유통은 전국 지역농협 단위조합과 협력해 운영되는 하나로마트를 관리·지원하는 조직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물가 상승, 인건비 부담, 물류비 증가, 소비자 트렌드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유통 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소비 형태가 대형마트 중심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급격히 이동한 반면, 농협 유통망은 이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또한 대형 유통사인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가 잇따라 할인행사와 자체 브랜드(PB)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쿠팡·SSG닷컴 등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식료품 배송 시장을 장악하면서 농협마트의 시장점유율은 꾸준히 하락했다. 하나로마트는 지역농산물 판매 거점이라는 정체성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매장별 할인 프로모션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경쟁력 약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업계 전문가들은 농협 유통 구조의 근본적 한계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일반 대형마트가 효율과 이윤 중심으로 운영되는 반면, 농협마트는 농산물 판로 확보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공익적 기능을 병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농협마트는 채산성보다 지역 농산물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낮은 마진율로 상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매장 운영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익숙한 농협마트 간판 뒤에서 계속되는 적자 구조를 해소하지 못한다면, 농협 브랜드가 가진 신뢰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김 의원은 "소비자의 위치에서 꼼꼼한 품질관리에 더해 낭비되는 비용은 없는지, 영업 적자의 원인을 면밀하게 점검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