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에 파묻힌 교사들…수업은 줄고 과로는 늘었다"

2025-10-10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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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조사서 초중등 교사 행정업무 시간 최고
교사 사망 잇따라…정부 차원 행정경감 대책 시급

'서류에 파묻힌 교사들…수업은 줄고 과로는 늘었다' / Ai 이미지
"서류에 파묻힌 교사들…수업은 줄고 과로는 늘었다" / Ai 이미지

[대전=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한국 교사들이 수업보다 행정업무에 더 많은 시간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 과로에 따른 사망 사건이 잇따르는 가운데, 근본적인 교육행정 개편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0일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의원이 OECD의 국제 교원 및 학습 실태조사(TALIS 2024)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초·중등 교사들이 주당 일반 행정업무에 소비하는 시간이 전체 조사국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중등교사의 경우 주당 총 근무시간은 43.1시간으로 OECD 평균(41.0시간)보다 2.1시간 길었다. 그러나 수업시간은 18.7시간으로 OECD 평균보다 4시간 적었고, 행정업무 시간은 6시간으로 OECD 평균(3.0시간)의 두 배에 달했다. 초등교사 역시 총 근무시간은 평균보다 길고 수업시간은 적은 반면, 행정업무 시간은 4.5시간으로 전체 평균보다 1.8시간 많았다.

문제는 시간의 양뿐 아니라 그로 인한 교사들의 심리적 부담이다. TALIS 조사에 따르면 한국 교사들은 학부모 민원 대응(56.9%)과 학생의 언어폭력·위협(30.7%)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OECD 평균보다 훨씬 많이 경험하고 있었다. 실제로 최근 충남의 한 중학교 교사가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한 끝에 숨진 사건도 발생했다.

'서류에 파묻힌 교사들…수업은 줄고 과로는 늘었다'. 백승아 의원 / 의원실 제공
"서류에 파묻힌 교사들…수업은 줄고 과로는 늘었다". 백승아 의원 / 의원실 제공

이에 대해 백승아 의원은 “교사들이 수업보다 서류에 더 많은 시간을 쓰는 현실은 비정상”이라며 “교사의 본연의 역할은 수업이고, 이를 방해하는 행정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또 “최근 교사들의 사망 사건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며 정부 차원의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해외 사례를 보면 핀란드나 네덜란드 등은 교사의 수업 집중을 위해 별도 행정 인력을 배치하거나 디지털 시스템으로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교사가 출석부, 공문, 행정보고까지 도맡고 있는 구조다.

공교육의 질은 교사에게 달렸다. 교사가 수업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단지 교사를 위한 일이 아니라 학생과 사회를 위한 일이다. 교사의 과중한 행정업무를 줄이기 위한 제도 개선이 더는 늦춰져선 안 된다.

home 양완영 기자 top0322@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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