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서 신혼부부 덮친 신호위반 트럭…20대 임신부·태아 사망

2025-10-10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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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 건너던 신혼부부 덮친 대형 트럭

경기 의정부시에서 적색 신호를 무시한 대형 트럭이 횡단보도를 건너던 신혼부부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임신 중이던 20대 아내와 뱃속 아기가 모두 숨졌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10일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9월 10일 오후 10시 3분쯤 의정부시 신곡동 한 사거리 횡단보도에서 7.5t 카고트럭이 보행자 녹색 신호에 길을 건너던 20대 여성 A씨와 30대 남편 B씨를 들이받았다.

사고 충격으로 A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실려가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사고 17일째인 9월 27일 숨을 거뒀다. A씨는 임신 17주 상태였으며, 배 속 태아는 사고 직후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남편 B씨도 갈비뼈가 부러지는 등 중상을 입고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트럭 운전자인 50대 남성 C씨는 적색 신호에 정지선을 넘어 그대로 직진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C씨는 음주운전이나 무면허 운전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C씨는 경찰 조사에서 "옆 차로에 다른 차가 있어 백미러 쪽을 보다가 앞 신호를 보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 측에 따르면 숨진 A씨는 대학병원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는 간호사였다. 사고 당시 근무를 끝내고 남편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다.

남편 B씨는 10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저희는 지난해 초 결혼한 신혼부부이고 아내는 중환자실 간호사로 생과 사를 오가는 사람들을 살리던 훌륭한 의료인이었다"며 "신호를 위반한 트럭 기사가 저희 가정을 무너뜨렸다"고 밝혔다.

이어 "배 속에 있던 태아는 사고 당시 바로 사망했다"며 "트럭 기사는 지금까지 아무런 연락을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A씨는 평소 꾸준히 헌혈에 참여해 헌혈유공장을 받는 등 성실한 의료인이었던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경찰은 C씨에 대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와 중상해 혐의를 함께 적용해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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