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대폭락했다…20개월 만에 헐값됐다는 '의외의 식재료'

2025-10-11 14:55

add remove print link

소비 위축 맞으며 수요가 줄어

올해 초 서아프리카의 기상이변으로 급등했던 코코아 가격이 최근 들어 2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제품 가격을 올린 글로벌 제과업체들이 소비 위축을 맞으면서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마트에 비치되어있는 과자 / 연합뉴스
마트에 비치되어있는 과자 / 연합뉴스

지난 10일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전날 기준 뉴욕상업거래소(NYBOT)에서 거래된 국제 코코아 선물 가격은 톤(t)당 5,945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말 최고가였던 1만 2,000달러대와 비교해 절반 수준이다. 이달 평균 가격은 6,250.4달러로, 지난해 2월(5,744.7달러) 이후 약 2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코코아 가격 급등의 주된 원인은 서아프리카 지역의 기후 악화였다. 전 세계 코코아 생산량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코트디부아르와 가나 등 주요 산지에서 폭염과 가뭄, 병충해가 잇따르며 수확량이 급감했다. 이에 따라 초콜릿을 비롯한 제과 원가 부담이 커졌고, 글로벌 기업인 마즈(Mars), 허쉬(Hershey), 페레로(Ferrero)뿐 아니라 국내 롯데웰푸드, 오리온, 해태제과 등도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그러나 판매가 인상에 따른 소비 위축이 이어지면서 코코아 수요가 감소했고, 최근 서아프리카 지역의 기상 여건이 회복되면서 공급난이 완화됐다. 이에 따라 급등세를 보이던 코코아 시세는 안정세로 돌아섰다.

코코아 자료사진 / Narong Khueankaew-shutterstock.com
코코아 자료사진 / Narong Khueankaew-shutterstock.com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 세계 초콜릿 제조업체를 압박했던 코코아 가격의 극적인 상승세가 멈췄다”며 “투자자들도 이제 카카오 가격 하락에 베팅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코코아 가격 하락은 단기적으로는 원가 부담 완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일부 글로벌 제과업체들은 원재료 가격 안정세를 반영해 제품 추가 인상을 유보하거나, 한정판 상품 중심으로 마케팅 전략을 조정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하락세가 일시적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코아 가격이 내년 초까지 완만한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톤당 2,000~3,000달러대로 복귀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장기적인 생산량 감소와 물류비 상승, 아프리카 주요 산지의 정치적 불안정 등이 여전히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처럼 급등세는 진정됐지만, 공급 기반이 불안정한 만큼 시장이 완전히 안정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제과업체들도 가격 인하보다는 원가 절감과 제품 포트폴리오 조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초코플레이션’으로 불렸던 코코아 가격 급등이 진정 국면에 들어서면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 부담이 다소 완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불안한 기후 요인과 생산국의 구조적 한계를 고려할 때, 이번 하락세를 일시적 조정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