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서점 3사 모두 품절 사태…노벨상 수상하자 미친 듯이 팔려나간 책

2025-10-12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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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교보문고·알라딘 1위 직행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의 작품이 국내 서점가에서 품절 사태를 빚고 있다.

교보문고에 전시된 크러스너호르커이의 사탄탱고  / 뉴스1
교보문고에 전시된 크러스너호르커이의 사탄탱고 / 뉴스1

지난 10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수상자 발표가 있었던 전날 오후 8시부터 이날 오후 5시 30분까지 온라인에서 약 2,500부가 판매됐다. 재고가 모두 소진되면서 그의 책은 전권이 ‘예약판매’로 전환됐다. 현재 주문 시 배송은 다음 주 중반 이후에 가능하다.

온라인서점 예스24에서도 크러스너호르커이의 대표작 ‘사탄탱고’ 판매량이 수상 직후 폭증했다. 발표 직후부터 이날 오전 8시까지 판매량이 올해 전체 판매량(1월 1일~10월 9일)의 약 12배를 기록하며 실시간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그의 저서 6종 전체 판매량도 수상 직후 올해 누적 판매량의 3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전자책 판매량은 평소보다 20배나 뛰었다.

알라딘에서도 판매 급증이 이어졌다. 수상 발표 이후 약 1,800부가 팔리며, 수상 전 한 달간의 판매량(40부)보다 45배 이상 늘었다. 알라딘 측은 “2022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아니 에르노의 초기 판매량(약 1,000부)이나 2014년 수상자 가즈오 이시구로의 900부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 출간된 크러스너호르커이의 책 6종은 모두 알마 출판사에서 펴냈다. 안지미 알마 대표는 2000년 제1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벨라 타르 감독의 영화 ‘사탄탱고’를 보고 작품 세계에 매료됐다. 안 대표는 “러닝타임이 438분에 달하는 영화였는데, 시네필들 사이에서는 ‘평생 한 번은 극장에서 보고 싶은 영화’로 불린다”며 “당시의 강렬한 인상이 출간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국내에는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의 책 6권이 출간돼 있다.
국내에는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의 책 6권이 출간돼 있다.

크러스너호르커이의 소설은 한 문장이 수십 쪽에 이르는 만연체 문장으로 유명하다. 안 대표는 “집중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마련하고 읽으면 완전히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책”이라며 “한 번에 다 이해하려 하지 말고 천천히 읽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입문서로는 장편 ‘사탄탱고’를 먼저 읽고, 이어 중편 ‘라스트 울프’를 권했다. 소설집 ‘서왕모의 강림’은 순서에 상관없이 마음가는 대로 골라 읽어도 무방하다고 덧붙였다. 모든 작품은 독어본과 영어본을 중역한 것이다.

한편 크러스너호르커이의 신작 ‘헤르쉬트 07769’는 내년 1월 알마 출판사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종말론적 공포에 휩싸인 주인공이 인류를 위협할 새로운 과학적 발견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수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작품은 ‘헤르쉬트 07769’일 가능성이 크다”고 평했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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