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차는 월요일에 쉽니다”…이 스티커가 사라진 이유

2025-10-19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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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시작된 ‘승용차 요일제’, 스티커로 참여 차량 표시

요즘 차량에는 예전에 흔히 볼 수 있었던 스티커가 눈에 띄지 않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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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서울 도로를 달리던 차들 앞유리에는 “내 차는 월요일에 쉽니다”라는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월요일뿐 아니라 화요일, 수요일, 금요일 등 각자 정한 요일이 적힌 스티커가 다양하게 붙어 있었고 이는 평일 하루를 스스로 운휴일로 정해 차량 운행을 줄이자는 ‘승용차 요일제’ 참여 차량임을 알리는 표시였다.

◈ 2003년 시작된 ‘승용차 요일제’

서울시에 따르면 승용차 요일제는 지난 2003년 미세먼지 절감과 교통혼잡 완화를 목적으로 도입됐다. 시민이 자율적으로 월요일부터 금요일 중 하루를 정해 차량을 운행하지 않도록 하고 참여 차량은 전자태그와 스티커를 부착해 확인하도록 했다.

참여자에게는 자동차세 5% 감면, 남산터널 혼잡통행료 50% 할인, 공영주차장 요금 할인 등 혜택이 주어졌다. 하지만 실제 교통량 감축 효과가 크지 않고 전자태그를 부착하지 않은 ‘얌체 차량’ 문제까지 생기면서 실효성 논란이 이어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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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문제들이 누적되면서 서울시는 결국 2020년 1월 승용차 요일제를 없애기로 했다. 이후부터는 더 이상 신규 가입을 받지 않고 제도를 유지하던 각종 혜택도 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같은 해 7월 완전히 종료됐다. 17년 동안 이어져 온 제도가 이렇게 막을 내리면서 앞유리에 요일을 알리는 스티커도 자연스럽게 도로 위에서 자취를 감추게 됐다.

◈ 요일제 대신 자리 잡은 ‘승용차 마일리지’

현재는 ‘승용차 마일리지제’, 일명 에코마일리지로 제도가 바뀌어 운영되고 있다. 서울시는 2009년부터 가정과 기업의 에너지 절약 실적을 포인트로 환산해 주는 에코마일리지를 운영해왔는데, 2017년에는 여기에 자동차 주행거리 감축을 반영하는 승용차 마일리지 제도를 신설했다. 2020년 승용차 요일제가 공식 폐지되면서 차량 부문은 마일리지제로 일원화됐다.

승용차 마일리지는 전년도 대비 주행거리를 얼마나 줄였는지에 따라 인센티브가 달라진다. 감축률이나 감축량 중 운전자에게 유리한 기준이 적용되며, 최소 2만 포인트에서 최대 7만 포인트까지 지급된다. 예를 들어 주행거리를 1천㎞ 이상 줄이면 3만 포인트, 3천㎞ 이상 줄이면 7만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에코 마일리지 지급기준 / 서울시 에코마일리지 홈페이지 캡처
에코 마일리지 지급기준 / 서울시 에코마일리지 홈페이지 캡처

마일리지는 매년 홀수 달(1·3·5·7·9·11월)에 평가가 이뤄지고, 직전 두 달 동안 주행거리 실적을 등록한 차량을 대상으로 지급된다. 예컨대 1~2월에 실적을 등록하면 3월 20일 이후 포인트가 지급되는 방식이다.

참여 대상은 서울시에 등록된 12인승 이하 비영업용 승용·승합차(전기·수소차 제외) 소유자다. 가입은 승용차 마일리지 홈페이지나 구청·동주민센터를 통해 가능하다. 차량을 등록한 뒤 14일 이내에 차량 번호판과 계기판을 함께 촬영한 사진을 최초 등록해야 하고, 183일 후에는 중간 주행거리를, 1년 후에는 연간 주행거리를 등록해야 감축 실적 심사를 받을 수 있다.

에코마일리지 참여 방법 / 서울시 에코마일리지 홈페이지 캡처
에코마일리지 참여 방법 / 서울시 에코마일리지 홈페이지 캡처

심사 과정에서는 기준 주행거리와 실제 주행거리를 비교해 감축률(%) 또는 감축량(㎞)을 산정한다. 이 결과에 따라 포인트가 지급되며 적립한 포인트는 자동차세 납부, 모바일·문화상품권 구입, 기부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과거 요일제가 특정 요일 차량 운행을 제한하는 방식이었다면 지금은 운전자가 스스로 주행거리를 줄인 만큼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받는 구조로 바뀐 셈이다.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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