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마리 한꺼번에 등장....대전 도심서 떼로 포착된 천연기념물 '이 동물' 정체
2025-10-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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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마리 무리 이뤄 남쪽으로 이동하는 모습 포착

대전 도심에서 무려 300마리 넘게 대규모로 이동한 동물이 눈길을 끌었다. 대전 도심에서 왕새매 300여 마리가 대규모로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왕새매는 여름철 동북아시아에서 번식하고 가을이면 동남아시아로 이동하는 대표적 철새다. 왕새매의 대규모 이동은 생태계 건강성과 생물 이동의 연속성을 보여주는 중요 지표로 평가된다.
대전환경운동연합 탐조모임은 지난 10일 대전 한밭수목원과 갑천 상공에서 맹금류인 왕새매 305마리가 무리를 이뤄 남쪽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관찰됐다고 14일 밝혔다.
대전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이번 이동은 대전권역에서 확인된 맹금류 이동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대전환경연합은 중부 내륙권이 왕새매의 주요 이동 경로인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연합뉴스에 "도심 중심부에서 수백 마리의 왕새매가 이동하는 장면은 도시 생태 축이 여전히 생물 이동통로로 기능하고 있다는 것과 대전이 여전히 생명의 도시임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관찰을 계기로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지방자치단체가 도심권 생태축 보전 및 정밀 모니터링 체계 구축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향후 개발 계획에 앞서 조류 이동 영향평가를 의무화할 것을 요구했다.
왕새매는 매목 매과에 속하는 맹금류로 한국에서 관찰되는 철새다. 몸길이는 약 30~35cm 정도로 암컷이 수컷보다 다소 크다.
왕새매의 몸 윗부분은 회색빛 갈색을 띠고 아랫부분은 흰색 바탕에 가는 갈색 세로줄이 나 있어 날렵한 인상을 준다. 부리는 짧고 굽었으며 날개는 길고 뾰족해 빠르고 민첩한 비행이 가능하다.
왕새매는 주로 산림 지역이나 농경지 주변에서 서식하며 참새·직박구리 같은 소형 조류나 곤충을 사냥해 먹는다. 번식기는 5~7월로, 나무 높은 곳에 둥지를 틀어 3~4개의 알을 낳는다.
왕새매는 천연기념물 제323-2호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되진 않았지만 보호가 필요한 희귀 조류로 분류돼 있다. 왕새매는 생태계의 상위 포식자로서 조류 개체 수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람들에게는 용맹하고 날렵한 이미지로 알려져 있으며 한국의 전통문화에서도 매는 충성과 용기의 상징으로 자주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