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면 마당 쓸고, 택배 일까지…” 캄보디아에서 살해된 대학생 사연
2025-10-14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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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했던 청년의 안타까운 최후
캄보디아에서 현지 범죄조직에 의해 목숨을 잃은 한국인 대학생 박 모 씨는 주변 사람들에게 성실하고 평범한 청년으로 기억된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고인은 학업과 생계를 병행하며 택배 일을 했고, 눈이 내리는 날이면 집 마당을 직접 쓸며 가족을 도왔다.
박 씨의 고향 경북 예천군 마을을 찾은 주민들은 그의 온화한 성품에 대해 전했다. 80대 한 주민은 “박 씨의 친할머니가 손자가 스스로 일하며 생활하는 모습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던 기억이 난다”며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도 성실히 하루하루를 살아간 청년이었다”고 말했다. 박 씨는 어린 시절 아버지와 형, 친할머니의 보살핌 속에서 자랐으며, 아버지는 가족을 위해 일용직 등 다양한 일을 전전했다고 전해졌다.

주민들은 박 씨가 대학 진학 후에도 종종 고향을 찾았다고 말했다. “지난 봄에도 마을에 들러 밝게 인사하던 모습이 기억난다”는 한 주민의 말처럼, 그는 작은 일상에서도 가족과 이웃을 챙기는 마음을 잊지 않았다. 눈이 내리면 마당을 정성스럽게 쓸고, 개와 닭을 돌보는 모습이 주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었다. 또 다른 주민은 “성인이 된 뒤에도 택배 일을 하며 스스로 돈을 벌고자 노력했다”며 “가정 형편이 여의치 않았고, 최근에는 친할머니도 건강 문제로 병원을 다니셨다”고 설명했다.
박 씨의 사망 이후 가족들의 슬픔은 깊다. 일부 주민들은 “아버지가 외출을 거의 하지 못할 정도로 힘들어하셨다”며 “끼니를 거를 만큼 지쳐있어, 초등학교 친구가 와서 밥을 챙겨주곤 했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은 “마음씨 착한 청년이었는데, 어려운 상황 속에서 잘못된 선택을 한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어릴 적부터 어머니 없이 할머니가 손자들을 돌보았기에, 사고 소식을 쉽게 알리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씨는 예천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졸업한 뒤 안동에서 고등학교를 나와 충남 지역 대학에 진학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씨가 캄보디아를 가게 된 건 같은 대학 선배 때문이었는데, 경찰 조사 결과 이 선배가 바로 모집책이었던 걸로 드러났다.
한편 올해 경북 지역에서 캄보디아로 출국 후 실종된 사례는 모두 7건이며, 이 중 상주와 경주에서 발생한 2건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고 경찰은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