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평 쏟아졌는데 대이변...2주 만에 '전세계 1위' 찍은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2025-10-1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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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숙표 판타지의 반전, 전 세계를 사로잡다
혹평에서 글로벌 1위까지, 드라마의 놀라운 변신
공개 직후 혹평이 쏟아졌던 넷플릭스 시리즈 ‘다 이루어질지니’가 결국 글로벌 정상을 차지했다. 초반엔 ‘기대한 김은숙이 아니다’라는 냉담한 평가가 이어졌지만, 입소문이 반전의 불씨를 지폈다.

15일(한국시간)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투둠(TUDUM)’의 TOP 10 차트에 따르면 ‘다 이루어질지니’는 지난 6일부터 12일까지 전 세계에서 8,000,000 시청수(시청 시간을 총 러닝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비영어 시리즈 부문 1위에 올랐다. 이는 공개 2주 만에 거둔 성과다.
해외 반응도 뜨겁다. 전 세계 50개국 TOP 10에 이름을 올렸으며, 홍콩·태국·베트남·필리핀·싱가포르·페루·도미니카공화국 등 10개국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흥행과 함께 국내 반응도 폭발했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 집계 기준 10월 1주 차부터 2주 차까지 TV-OTT 통합 화제성 부문 1위를 지켰고, 출연자 화제성에서도 수지와 김우빈이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김은숙 작가의 신작이라는 타이틀만으로도 방영 전부터 주목받은 ‘다 이루어질지니’는 방대한 제작비(총 13부작, 수백억 원 규모)와 화려한 출연진으로 ‘2025년 하반기 기대작’으로 꼽혔다. 김은숙 작가가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더 글로리’ 등으로 쌓아온 흥행 공식을 또 한 번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초반 시청자 평가는 예상 밖이었다. 방영 직후 포털과 커뮤니티에는 “김은숙답지 않다”, “감정선이 어색하다”, “CG는 화려한데 서사는 밋밋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특히 이병헌 감독이 연출을 맡은 초반부는 ‘병맛 코미디’와 김은숙식 감성 대사가 충돌하며 어색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결국 이병헌 감독이 중도 하차하고, ‘더 글로리’를 연출했던 안길호 PD가 남은 회차를 맡으며 제작진 교체라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했다. 엔딩 크레딧에서는 두 감독의 이름이 모두 빠졌다. 제작진 간의 조율 문제까지 불거지며 “제작 단계부터 삐걱거린다”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중반부를 기점으로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시청자들은 “4화 이후 급격히 몰입된다”, “후반으로 갈수록 감정선이 살아난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수지와 김우빈의 케미스트리에 대한 호평이 줄을 이었다.
두 배우는 ‘함부로 애틋하게’ 이후 9년 만에 재회했다. 김우빈은 천 년을 산 정령이자 ‘사탄 지니’ 역할로 냉철함과 유머를 동시에 표현하며 새로운 얼굴을 보여줬다. 수지는 감정 결여형 인간 가영을 연기하며 내면의 공허함과 점차 변화하는 감정을 섬세하게 풀어냈다. 두 사람의 시너지는 “로맨스의 교과서급 호흡”이라는 평가로 이어졌다.
조연진의 활약도 눈에 띈다. 안은진은 엉뚱하지만 따뜻한 인간미로 극의 균형을 잡았고, 노상현은 죽음의 천사를 섬세하게 소화해 ‘차가운 카리스마’의 정점을 찍었다. 고규필은 신수 세이드 역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으며, 이주영과 우현진은 각기 다른 인외 캐릭터를 독창적으로 해석해 드라마의 판타지적 질감을 살렸다.

국내 화제성도 글로벌 순위만큼 뜨겁다. 네이버 오픈톡 내 ‘다 이루어질지니’ 채팅방의 누적 방문자가 100만 명을 돌파하며, 국내 OTT 작품 중 역대 최대 수치를 기록했다. 해당 커뮤니티에서는 “5화부터 미쳤다”, “처음엔 지루했는데 뒤로 갈수록 눈물 나게 좋다”, “결국 두 번 보게 되는 드라마”, “5화 보고있는데 왜 이렇게 재밌나요” 등 후기들이 쏟아지고 있다.
초반 ‘혹평’이라는 무게를 딛고, ‘다 이루어질지니’는 이제 ‘대이변’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작품을 향한 비판은 서서히 재평가로 바뀌고 있다.
비판에서 시작해 세계 1위로 마무리된 ‘다 이루어질지니’. 김은숙 작가의 이름값, 배우들의 열연, 그리고 시청자들의 재발견이 만든 이 반전 서사는, 올해 K-드라마가 남긴 가장 극적인 흥행 드라마로 기록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