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풀리다니…오늘 넷플릭스에 공개된 호화 캐스팅 '한국 영화'

2025-10-15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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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선거판 재현한 치밀한 시대극

1970년대 대한민국 가장 뜨거웠던 정치 현장을 스크린 위로 옮긴 영화 '킹메이커'가 넷플릭스를 통해 깜짝 공개됐다.

영화 '킹메이커' 스틸컷.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킹메이커' 스틸컷.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15일 넷플릭스에 올라온 '킹메이커'는 변성현 감독이 연출한 작품으로 정치의 냉혹한 현실과 이상 사이의 간극을 날카롭게 파고들며, 개봉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강렬한 여운을 남긴 영화다. 특히 서창대 역을 맡은 배우 이선균의 연기가 재조명되며, 그가 남긴 대표작 중 하나로 회자되고 있다.

1970년대 선거판을 재현한 치밀한 시대극

'킹메이커'는 1970년대 신민당 대통령 경선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영화는 실제로 김대중 전 대통령과 그의 선거 참모였던 엄창록을 모델로 삼은 정치인 김운범(설경구)과 전략가 서창대(이선균)의 관계를 중심에 둔다. 두 인물은 모두 ‘세상을 바꾸겠다’는 같은 목표를 향하지만, 이를 실현하는 방식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킹메이커' 스틸컷. 고(故) 이선균과 설경구.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킹메이커' 스틸컷. 고(故) 이선균과 설경구.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김운범은 도덕성과 신념을 중시하는 이상주의자다. 반면 서창대는 냉철한 현실주의자로, 정치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전략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들의 대립은 단순한 선거 경쟁을 넘어 ‘정치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변성현 감독은 이 긴장감을 바탕으로 권력 이면, 이상과 현실의 충돌, 인간적 욕망의 복잡한 결을 정교하게 그려냈다.

"이기는 것이 옳은가, 옳은 것이 이기는가"

작품의 핵심 주제는 바로 목적과 수단의 윤리다. 서창대는 승리를 위해서라면 거짓과 조작도 불사하며, 김운범은 그런 방식이 진정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느냐는 의문을 던진다.

이 갈등은 한국 정치사의 실제 흐름과 맞물리며 묵직한 현실감을 더한다. 당시 언론 통제, 지역감정, 여론 조작, 흑색선전 등 60~70년대 정치 풍경을 세밀히 재현한 연출은 단순한 픽션 이상의 생생함을 구현했다. 선거 연설 장면, 거리 유세, 유인물 살포, 유세차의 확성기 소리 하나하나까지 당시의 공기를 그대로 옮긴 듯한 사실적 묘사가 돋보인다.

'킹메이커' 스틸컷. 설경구.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킹메이커' 스틸컷. 설경구.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선균과 설경구, 두 인물이 만들어낸 압도적 긴장

이 영화 중심은 결국 두 배우의 연기 대결이다. 설경구는 정치적 신념과 인간적 고뇌를 동시에 지닌 김운범을, 이선균은 이성과 감정 사이에서 흔들리는 전략가 서창대를 완벽히 표현했다.

이선균 연기는 냉철함과 내면의 혼란을 오가는 복합적인 감정선으로 평가받았다. 그는 표정의 미세한 떨림, 말투의 절제, 눈빛의 흔들림을 통해 권력의 냉정한 세계 속에서 인간이 느끼는 허무와 분노를 동시에 담아냈다. 넷플릭스 재공개 이후 그의 연기는 다시 한번 새롭게 평가를 받으며 다시금 조명될 것으로 보인다.

설경구 역시 오랜 경륜이 녹아든 묵직한 존재감을 보여준다. 이상주의자이지만 권력의 냉혹함 앞에 흔들리는 정치인의 인간적인 약함을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두 배우 대립 장면은 정치적 논쟁이자 철학적 논쟁으로 확장되며 영화의 밀도를 극대화한다.

'킹메이커' 스틸컷. 고(故) 이선균.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킹메이커' 스틸컷. 고(故) 이선균.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변성현 감독 연출, 시대와 인물을 동시에 관통하다

변성현 감독은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에서 보여준 냉정하고 감각적인 미장센을 '킹메이커'에서도 이어갔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더 절제되고 묵직한 연출로 방향을 잡았다. 과장된 정치극이 아니라, 인간의 욕망과 이상이 충돌하는 심리극으로서 접근했다.

그는 정치적 사건보다 인물 간의 대화, 침묵, 시선 교환을 통해 긴장감을 형성한다. 예를 들어 유세장 뒤편 어두운 골목에서 벌어지는 짧은 대화 한 장면만으로도, 권력의 냄새와 인간의 허무가 교차한다. 이러한 연출은 화려하지 않지만, 그 어떤 선거 장면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유작으로 다시 보는 이선균의 연기 세계

'킹메이커' 포스터.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킹메이커' 포스터.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킹메이커'는 이선균의 중후기 대표작이자, 그가 세상을 떠난 이후 재조명된 유작군 중 하나다. 그는 서창대를 통해 현실과 이상, 냉철함과 인간미를 오가는 복합적 인물을 연기하며, 배우로서의 넓은 스펙트럼을 남겼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보여주는 그의 눈빛은 이선균이 남긴 가장 인간적인 장면 중 하나로 회자되고 있다.

그의 연기는 단순히 캐릭터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넘어, 시대의 공기를 흡수해 하나의 상징으로 남는다. 넷플릭스 공개를 통해 새로운 세대가 그의 연기를 다시 마주하게 되면서, '킹메이커'는 단순한 영화 이상의 의미를 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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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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