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매율 1위 찍더니…오늘 개봉하자마자 평점 9.33 터진 '한국 영화'

2025-10-15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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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매율 32.1%...독립·예술영화 부문 압도적 1위 차지한 한국 영화

독립·예술영화 부문에서 압도적인 예매율을 기록하며 기대를 모았던 한국 영화가 15일 개봉과 동시에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개봉 당일 오후 4시 기준 네이버 영화 평점 9.33을 기록하며 작품성을 입증한 이 작품은 바로 송지효 주연의 휴먼 드라마 '만남의 집'이다.

송지효 주연 영화 '만남의 집' 예고편 캡처 / 마노엔터테인먼트
송지효 주연 영화 '만남의 집' 예고편 캡처 / 마노엔터테인먼트

이 작품은 개봉 하루 전인 14일 오후 3시 기준 예매율 32.1%로 독립·예술영화 부문 1위를 차지했으며, 15일 자정에도 30.8%의 점유율로 선두를 지키며 흥행 기대감을 높였다. 14일에는 티켓 프로모션을 진행해 완판을 기록하기도 했다.

'만남의 집'은 교도관으로 15년째 근무 중인 태저(송지효)가 담당 수용자 미영(옥지영)의 모친이 별세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장례식장에서 우연히 만난 미영의 딸 준영(도영서)과의 짧은 만남이 태저의 삶에 예기치 못한 변화를 불러오고, 세 사람의 인연은 서로의 삶을 비추는 따뜻한 이야기로 전개된다. 작품은 "네가 하는 모든 선택들이 모여서 네가 된다"라는 메시지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영화 '만남의 집' 스틸컷 / 마노엔터테인먼트
영화 '만남의 집' 스틸컷 / 마노엔터테인먼트

이번 영화는 차정윤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차 감독은 2016년 첫 단편 '나가요: ながよ'로 제34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 한국경쟁 부문 심사위원특별언급상과 제1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어 단편 '비 내리는 날의 양자강'(2019), '상주'(2019)로 국내 영화제에서 잇따라 수상하며 영화계의 꾸준한 관심을 받아왔다.

사회에서 배척당하는 이들의 삶을 사려 깊게 담아내는 섬세한 연출로 인정받은 차정윤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제복 공무원, 특히 교도관의 삶과 수용자 가족의 삶을 현실적으로 포착했다. 낯선 이들이 서로에게 햇살 같은 인연이 되어주는 서사 속에서 돌봄의 부재, 좋은 어른의 모습 등 사회적 담론에도 따뜻한 시선으로 접근해 나름의 해답을 제시한다.

이러한 시도는 결실을 맺어 올해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안시네마 부문에 초청됐으며, 관객과 평단의 뜨거운 호평 속에서 멕시코국립시네테카 개봉지원상까지 수상했다. 9월 26일 언론배급시사회와 VIP 시사회에서도 "과장된 설득 없이도 충분히 이어지는 감정의 선들", "과하지 않게, 마음을 툭"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개봉 전부터 입소문을 탔다.

영화 '만남의 집' 속 한 장면 / 마노엔터테인먼트
영화 '만남의 집' 속 한 장면 / 마노엔터테인먼트

영화는 교도관 태저, 수용자의 자식 준영, 수용자 미영의 인연을 중심으로 사회의 이면에 있는 보통의 사람들에게 주목한다. 차정윤 감독은 수용자들의 죄명을 숨겨 미화하지 않으면서 자극적인 서사보다 감정의 변화에 초점을 맞춰 연출했다.

배우들의 연기도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핵심 요소다. 송지효는 약 5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에서 이전과 달리 묵직하면서 세밀한 감정 연기로 색다른 모습을 선보인다. 아역 출신으로 올해 경력 11년차인 도영서는 무심해 보이나 복잡한 내면을 섬세하게 연기하며 미래가 기대되는 배우로 평가받는다.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다채로운 인물을 섬세하게 연기해 인정받은 옥지영은 수용자와 엄마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을 연기해 극의 현실감을 높였다. 여기에 혜림(윤혜리), 한계장(김미숙), 은혜(박현영) 등 매력 넘치는 조연 캐릭터들까지 영화의 온도를 더욱 따스하게 만든다.

작품의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한 제작진의 노력도 눈에 띈다. 차정윤 감독은 2008년 방영된 '다큐멘터리 3일-청주여자교도소' 편에서 수용자 곁에서 무표정한 얼굴로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는 교도관의 모습을 보고 '만남의 집' 작업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시나리오 작업에 앞서 2018년 즈음부터 취재를 시작했으나 교도관, 특히 전국에 많지 않은 여성 교도관을 만나 인터뷰하는 것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인연을 통해 취재가 가능해졌고, 취재를 마친 뒤에는 시나리오 초고 작성까지 1년 이상, 촬영 후 개봉까지 약 7년이 걸렸다.

영화 '만남의 집' 스틸 / 마노엔터테인먼트
영화 '만남의 집' 스틸 / 마노엔터테인먼트

촬영은 이감으로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대구의 한 교도소에서 진행됐으며, 배우들은 실제 교도관 정복과 수용자 의복을 입고 연기했다. 송지효는 개봉 전날인 14일 자신의 계정에 "진짜 교도관님에게 설명 듣는 중"이라는 게시글을 올리며 실제 교정직 공무원으로부터 세밀한 조언을 받은 사실을 전하기도 했다. 이처럼 영화의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한 노력을 끝까지 놓치지 않았다는 사실이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관객들의 반응도 뜨겁다. 네티즌들은 "소소하지만 잔잔하면서 따뜻한 영화", "영상미도 편안하고 좋네요", "보통날들의 잔잔하고 따뜻한 바람", "런닝맨 에이스가 연기도 잘하네" 등의 평가를 남기며 작품을 호평했다.

유튜브, 마노엔터테인먼트

송지효는 2001년 잡지 '키키' 표지 모델로 데뷔해 영화 '여고괴담3 – 여우계단'을 통해 스크린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MBC '주몽', '궁', tvN '응급남녀', '구여친클럽', TVING '마녀식당으로 오세요' 등 다수의 작품에서 꾸준한 연기 행보를 이어왔다. 특히 SBS '런닝맨'에서 2010년부터 15년째 활약하며 특유의 털털한 매력과 순발력으로 예능에서의 존재감을 입증하고 있다. 최근에는 배우 활동뿐 아니라 속옷 브랜드를 직접 론칭해 사업가로서의 면모까지 선보이며 다방면에서 활약 중이다.

가장 현실적인 교도관과 수용자들의 모습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할 '만남의 집'은 가을에 햇빛 같은 인연을 전할 슬로우 휴먼 드라마로 전국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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