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영평사, 고려 전통 잇는 낙화의 밤…“불꽃 속에 담긴 평안”
2025-10-15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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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석 매진된 ‘영평사 낙화축제’, 전통의례와 현대공연의 만남

[세종=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하늘에서 불빛이 꽃잎처럼 떨어지는 순간, 세상은 잠시 조용해졌다. 고려시대 연등회에서 비롯된 낙화의식이 세종의 산사에서 현대의 감각과 만나 다시 피어난다.
세종시 장군면에 위치한 영평사에서는 오는 17~18일 ‘2025년 영평사 낙화축제’가 열린다. 재앙을 몰아내고 복을 기원하는 의미를 지닌 이 전통 의식은, 단순한 불꽃놀이가 아닌 깊은 의례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갖춘 행사로 주목받고 있다.
행사를 주최한 ‘불교낙화법보존회’는 지난 2월, 세종시 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세종 불교 낙화법’의 유일한 보유단체다. 이번 축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전통 낙화법을 온전히 구현할 수 있는 이들의 손으로 마련됐다.
특히 올해는 1일 4,000명으로 관람 인원을 제한하고 유료 입장제를 도입했지만, 지난 15일 진행된 사전예약은 단 20분 만에 전석 매진되는 등 이례적인 관심을 끌었다.
축제는 이틀에 걸쳐 음악과 낙화의 조화를 선보인다. 17일에는 부디 앙상블이 ‘클래식으로 듣는 세계음악’ 무대를, 18일에는 국악관현악단 ‘더불어 숲’이 ‘국악으로 듣는 세계음악’을 통해 전통과 현대의 울림을 전달한다.
환성 스님(불교낙화법보존회 이사장)은 “영평사 낙화축제는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한국 불교의 전통의식이자 삶과 죽음, 소망과 평안을 담은 예술”이라며 “관람객 모두가 낙화의 장엄함 속에서 내면의 평화를 발견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세종시는 이번 축제가 국내 유일의 불교 낙화 의례를 품은 문화행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갈 방침이다. 한편 축제 당일에는 현장 발권 없이 사전예약자만 입장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