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부터 잎까지 버릴 게 없다…지금 먹어야 제철이라는 '천연 보약 채소'

2025-10-1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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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소 높아 '땅 속의 달걀'로 불려

가을이 깊어질수록 제철 식재료들이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땅속의 달걀’이라 불리는 채소가 요즘 식탁 위 주인공으로 떠오르고 있다.

토란 자료사진 / Jam haroon-shutterstock.com
토란 자료사진 / Jam haroon-shutterstock.com

바로 '토란'이야기다. 겉보기엔 감자나 고구마와 비슷하지만, 한입 베어 물면 쫀득하면서도 부드러운 독특한 식감이 매력이다. 예부터 추석 차례상에 빠지지 않는 재료이자 환절기 보양식으로 즐겨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토란은 뿌리뿐 아니라 줄기인 토란대, 심지어 잎까지 모두 식용 가능해 버릴 것이 거의 없는 ‘알짜 채소’로 꼽힌다. 단순히 맛뿐 아니라 건강 효능도 뛰어나 ‘천연 보약’이라는 별칭이 괜한 말이 아니다.

첫 번째 비밀은 미끈한 점액질에 있다. 토란을 썰면 나오는 점액 속에는 뮤신(Mucin)과 갈락탄(Galactan)이 들어 있다. 뮤신은 위 점막을 보호해 위산 자극을 줄이고 단백질 소화를 돕는다. 명절 음식처럼 기름진 식단으로 부담스러워진 속을 편하게 풀어주는 천연 소화제 역할을 한다. 갈락탄은 식이섬유의 일종으로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되어 장 건강을 개선하고 변비를 예방한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낮은 열량이다. 토란은 수분이 풍부하고 100g당 40~50kcal에 불과하다. 감자보다도 칼로리가 낮아 포만감은 유지하면서 다이어트 식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토란 잎  / Photograpbi-shutterstock.com
토란 잎 / Photograpbi-shutterstock.com

토란은 ‘혈압 지킴이’로도 불린다. 나트륨 배출을 돕는 칼륨이 풍부해 혈압을 안정시키고, 점액질 성분이 혈관 벽을 보호해 콜레스테롤 흡수를 막는다. 그 덕분에 고혈압이나 동맥경화 예방 식단에 자주 등장한다. 특히 환절기에 기름진 음식을 자주 찾는 사람이라면 토란이 혈관 밸런스를 맞춰주는 훌륭한 선택이다.

몸뿐 아니라 마음의 피로까지 달래주는 점도 흥미롭다. 토란에는 멜라토닌과 비타민 B군이 들어 있어 숙면을 돕고, 스트레스와 무기력증 해소에 도움을 준다. 늦가을 밤, 따뜻한 토란국 한 그릇이 천연 수면제처럼 작용하는 이유다.

다만 주의할 점도 있다. 토란에는 알칼로이드 성분이 있어 생으로 먹으면 입안이 아리고 속이 불편할 수 있다.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하며, 손이 가려울 수 있으므로 손질 시 장갑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조리법도 다양하다. 들깨를 넣어 구수하게 끓인 토란국, 간장 양념으로 졸인 토란조림, 얼큰한 찌개 속 부재료로 넣어도 제격이다. 제철인 지금이야말로 가장 맛있고 영양이 풍부한 시기다. 가을의 선물 같은 토란 한 접시로, 속은 편안하게, 혈관은 건강하게 채워보는 것은 어떨까. (약 1,220자)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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