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생소한 건데…옛날에는 추석 차례상에 흔히 올렸다는 의외의 '한국 식재료'

2025-10-05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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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식감과 맛, '토란대'

추석 차례상을 떠올리면 송편과 각종 전, 그리고 나물 반찬이 연상된다. 그중에서도 예전에는 흔히 올렸지만, 지금은 낯선 존재가 된 식재료가 있다. 바로 토란대다. 한때는 추석을 상징하는 음식 중 하나였으나 세월이 흐르며 차츰 식탁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

토란. /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토란. /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 토란대란?

토란대는 토란의 줄기를 말한다. 여름철 무성하게 자란 줄기를 껍질 벗겨 햇볕에 말린 뒤 저장해 사용했다. 당시에는 냉장 시설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토란대를 말려두는 방식은 겨울철을 대비한 지혜였다. 추석 차례상에도 꼭 올려 조상에게 바치는 음식으로 자리를 지켰다.

다만 손질은 간단하지 않았다. 토란대 표면에는 칼슘옥살레이트라는 성분이 있어 껍질을 벗길 때 손에 닿으면 따갑거나 가려움이 생겼다. 그래서 삶은 뒤 껍질을 벗기거나 장갑을 끼고 작업해 손이 많이 가는 재료였지만 귀하게 여겨져 명절마다 사용됐다.

특유의 식감과 조리법

토란대는 부드러우면서도 섬유질이 살아 있어 씹을수록 질긴 맛이 느껴진다. 이런 식감 때문에 된장을 풀어 지져내거나, 기름에 볶아내어 독특한 맛을 냈다.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풍미는 차례상뿐 아니라 평소 밥상에서도 특별한 반찬이 됐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서는 손질의 번거로움과 낯선 맛 때문에 다른 나물에게 밀려 자주 보지 못하게 됐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실제와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알립니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실제와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알립니다.)

토란대의 영양과 효능

토란대는 영양학적으로도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 풍부한 식이섬유가 들어 있어 장 운동을 원활하게 하고 배변 활동을 돕는다. 칼륨 함량도 높아 나트륨 배출에 유리하며, 혈압 조절과 체내 수분 균형에 기여한다. 또 '뮤신'이라고 불려온 토란 특유의 점액 성분은 위 점막을 보호하고 소화를 돕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옛날부터 민간에서 소화기 건강에 좋은 음식으로 알려졌다.

기억 속으로 사라진 전통

지금은 토란대를 시장에서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일부 전통시장에서는 여전히 말린 토란대를 판매하지만 과거처럼 대중적으로 소비되진 않는다. 소비가 줄어든 이유는 손질 과정의 번거로움, 현대인의 입맛 변화, 그리고 저장식품의 다양화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토란대는 과거의 생활 방식과 계절을 담은 음식 문화의 일부였다. 추석 차례상에서 사라진다는 사실은 단순한 음식의 변화가 아니라 세대와 시대가 변하며 전통이 점점 희미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지금은 낯설지만, 토란대가 한때 추석 차례상의 중요한 나물이었다는 기억은 오래도록 이어질 가치가 있다.

home 김현정 기자 hzun9@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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