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에 잔뜩 쌓인 배, 썩지 않고 오래오래 보관하는 방법

2025-10-15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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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제철 과일 배, 어떻게 보관해야 오래 먹을까

가을이면 풍성하게 수확되는 배는 달콤하고 아삭한 맛으로 식탁의 즐거움을 더한다.

특히 배는 수분과 당분이 풍부하고 소화 효소인 디아스타아제가 들어 있어 속을 편하게 해 주는 과일로 사랑받는다. 하지만 수분이 많은 만큼 쉽게 무르고 썩기 쉬운 단점도 있다. 배를 제철에만 잠깐 즐기기엔 아까운 만큼, 신선하게 오래 두고 먹는 방법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냉장고에 넣는다고 다가 아니다. 온도, 습도, 포장 방법까지 꼼꼼히 챙겨야 한다.

◆ 구입할 때부터 신선도 점검이 첫 단계

배를 오래 두고 먹기 위해서는 보관보다 ‘구입’ 단계가 더 중요하다. 표면이 매끄럽고 상처가 없는지를 먼저 살핀다. 껍질이 윤기 나고 색이 일정하며, 손으로 살짝 눌렀을 때 단단함이 느껴져야 한다. 이미 물렁한 배는 수분이 빠져나가거나 세균이 번식하기 시작한 상태일 수 있다. 꼭지 부분이 말라 있거나 갈색빛이 도는 배도 피하는 게 좋다. 또 배는 사과처럼 후숙되는 과일이 아니기 때문에, 단단하고 익은 상태로 골라야 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Tsurukame Design-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Tsurukame Design-shutterstock.com

◆ 배 보관의 핵심은 ‘온도와 습도’

배는 차가운 곳을 좋아한다. 하지만 너무 낮은 온도에 장시간 두면 껍질 밑이 검게 변하는 ‘저온 장해’가 생긴다. 이상적인 보관 온도는 0~1도, 습도는 약 90% 전후가 적당하다. 일반 가정에서는 냉장고 야채칸을 활용하되, 배를 비닐봉지에 넣고 입구를 살짝 묶어 수분 증발을 막는다. 이때 종이타월로 한 번 감싸면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어 더욱 좋다. 배가 서로 맞닿으면 부패가 빨리 진행되므로, 낱개로 싸서 보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절대 씻어서 보관하지 말 것

많은 사람이 배를 사오면 바로 세척해 냉장고에 넣는데, 이는 잘못된 방법이다. 물기가 남아 있으면 그 부분부터 곰팡이나 세균이 번식하기 쉽다. 배는 먹기 직전에만 흐르는 물에 씻는 것이 원칙이다. 보관 중에는 흙이나 먼지를 털어내는 정도로 충분하다. 또한 배는 냉장고 안의 다른 과일이나 채소와 함께 두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사과나 바나나는 ‘에틸렌 가스’를 많이 내뿜어 배의 숙성을 촉진시키는데, 이로 인해 배가 빨리 물러질 수 있다.

◆ 상온 보관 시엔 환기와 바람이 중요

냉장 보관이 어렵다면 통풍이 잘되는 서늘한 장소에 두는 것도 방법이다. 단, 햇볕이 드는 곳은 금물이다. 햇빛은 배의 수분을 빼앗고 당분이 변질되게 만든다. 보자기나 종이박스로 덮어 빛을 차단하고, 바닥에는 신문지를 깔아 습기를 흡수하게 한다. 바닥에서 열이 올라오는 난방이 있는 집이라면, 바닥 가까이 두지 말고 선반 위쪽에 올려 두는 것이 좋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Nungning20-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Nungning20-shutterstock.com

◆ 썩은 배 하나가 전체를 망친다

배는 한 개라도 상하기 시작하면 곰팡이 포자가 옆으로 퍼져 나가 다른 배까지 썩게 만든다. 따라서 2~3일 간격으로 한 번씩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손으로 눌렀을 때 꺼지는 느낌이 나거나, 단단함이 줄었다면 그 배는 바로 꺼내서 먹는 게 낫다. 썩은 부분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전체를 버리는 것이 안전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곰팡이균이 이미 내부에 번져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장기 보관용으로는 껍질째 냉동도 가능

배를 오래 두고 먹고 싶다면 냉동 보관도 좋은 선택이다. 다만 생과 그대로 얼리면 해동 후 물컹해지기 때문에, 껍질을 벗기지 않은 채 얇게 썰어 밀폐용기에 담는 것이 좋다. 껍질이 수분 증발을 막아 조직의 손상을 줄여 준다. 냉동한 배는 해동 후 그대로 먹기보다 주스나 스무디로 활용하면 부드럽고 달콤하게 즐길 수 있다.

◆ 건강하게 즐기는 배의 영양학적 가치

배에는 비타민C와 식이섬유가 풍부해 피로 회복과 변비 예방에 도움을 준다. 특히 루테올린이라는 항산화 성분은 기관지 염증을 완화해 기침과 가래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배즙은 감기나 천식, 인후통 완화에 좋은 민간요법으로 전해 내려왔다. 하지만 당분이 높은 과일이므로 당뇨병 환자는 하루 반 개 정도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

◆ 신선한 배의 맛, 올가을엔 더 오래 즐기자

배는 제철일수록 풍미가 뛰어나지만, 잘못 보관하면 단 이틀 만에도 물러질 수 있다. 구입할 때의 상태, 온도·습도 관리, 세척과 포장 방법을 꼼꼼히 챙기면 한 달 이상도 신선하게 즐길 수 있다. 특히 냉장고의 가장 안쪽보다는 온도 변화가 적은 중간 칸에 두고, 다른 과일과 분리해 관리하면 맛과 향이 오래 유지된다. 올해 가을엔 배를 조금 더 오래, 그리고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도록 보관의 기본을 실천해보자.

home 위키헬스 기자 wikihealth7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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