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접경 베트남서 숨진 채 발견된 30대 여성 정체, 꽤 충격적

캄보디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베트남 남부 국경지대에서 30대 한국인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7일 발생한 사건은 보름이 지난 15일에서야 국내에 뒤늦게 알려졌다. 단순한 여행자 사망 사건으로 알려졌던 이 일은, 조사 과정에서 다소 충격적인 범죄 연루 정황이 드러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16일 JTBC 단독 보도에 따르면 숨진 박 씨는 최근 사회적 논란이 된 캄보디아 유흥업소 납치 사건과 관련된 주요 인물로 확인됐다. 경찰은 박 씨가 이 사건에서 모집책 역할을 했던 것으로 파악했다.

베트남 현지 경찰은 사망자 신원을 박모(30대) 씨로 확인했다. 외교부와 유족 참관 아래 진행된 부검 후 시신은 현지에서 화장 절차를 거쳐 유족에게 인도된 것으로 확인됐다.

보도에 따르면 박 씨는 지난 8월 초 30대 여성 두 명에게 "계좌이체를 도와주면 1300만 원을 주겠다"며 캄보디아로 데려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피해자들은 현지 유흥업소 형태의 불법 조직에 감금됐고, 일부는 폭행과 협박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은 구출된 뒤 "이들이 '다음은 네 차례'라며 살해 협박을 했다"고 진술했다.

이 과정에서 박 씨는 모집책이자 현지 조직과 한국인을 연결하는 역할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가 베트남을 방문했다가 캄보디아로 돌아오는 도중 사망했다는 점에서, 범죄조직 내부 갈등 혹은 입막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베트남 경찰은 현재 사망 원인 규명과 사건 경위 조사에 착수했다. 한국 경찰 역시 박 씨가 국내외 보이스피싱 조직과 연결돼 있었는지 여부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유흥업소 납치 사건 모집책으로 지목된 인물이 불과 두 달 만에 국경 인근에서 의문사했다는 사실은, 동남아 내 한국인 범죄 구조 복잡성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일부는 가해자이면서 동시에 상위 조직의 착취 대상이 되고, 일부는 협박에 못 이겨 또 다른 피해자를 유인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듯 하다.

최근 동남아 지역에서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보이스피싱 및 인신매매 범죄 중심축이 캄보디아에서 베트남, 라오스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당국 단속이 강화되자, 범죄조직들이 인접국으로 근거지를 옮기며 활동 방식을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캄보디아 내 한국인 납치·감금 사건이 잇따르자 정부는 대응에 나섰다. 외교부는 김진아 제2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정부 합동 대응팀을 꾸려 지난 15일 오후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파견했다. 대응팀에는 외교부, 법무부, 경찰청 관계자들이 포함돼 있으며, 현지 고위 당국자들과 만나 단속 강화 및 구금 중인 한국인 송환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현재 캄보디아 현지에는 구금 또는 보호 중인 한국인 수십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상당수가 불법 도박, 전자사기, 인신매매 조직에 연루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차관은 출국 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직결된 사안으로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