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정몽준 아들' 정기선, 회장 승진…HD현대, 오너3세 경영 체제로
2025-10-1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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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오너 3세 경영 돌입…정기선 회장 승진·권오갑 명예회장 추대
HD현대그룹이 17일 정기선 수석부회장을 회장으로 선임하며 오너 3세가 직접 경영을 이끄는 체제로 전면 전환했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 신임 회장은 현대가 3세로, 그간 전문경영인이 이끌던 HD현대의 새로운 수장이 됐다. 권오갑 회장은 명예회장 자리로 물러나며 내년 3월 주주총회를 끝으로 대표이사직에서도 물러날 예정이다.
HD현대는 이날 2025년도 사장단 인사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번 인사는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의 합병을 앞두고 조직 안정화와 시너지 창출을 위해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이뤄졌다.
정 회장과 함께 이상균 HD현대중공업 사장과 조영철 HD현대사이트솔루션 사장이 부회장으로 각각 한 단계씩 올라섰다. 조영철 부회장은 HD현대의 새 대표이사로 내정돼 정 회장과 공동대표 체제를 구성한다.
조선·건설기계 사업 동시 진두지휘
정 신임 회장은 지주회사 HD현대와 조선 중간지주회사 HD한국조선해양의 수장을 맡은 데 이어, HD현대사이트솔루션 공동대표까지 겸임하게 됐다. 조선업과 함께 최근 부진을 겪고 있는 건설기계 부문까지 직접 챙기며 그룹 전체의 성장 전략을 진두지휘하겠다는 의도다.
연세대 경제학과와 스탠퍼드 MBA 출신인 정 회장은 2009년 현대중공업 기획실 재무팀에서 시작해 HD현대 경영지원실장, HD현대중공업 선박영업 대표,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이사 등 핵심 보직을 거쳤다.
2016년 HD현대마린솔루션 설립을 이끌어 시가총액 11조원 규모의 핵심 계열사로 키워냈고, 2021년에는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진두지휘해 건설기계를 그룹의 새로운 축으로 만들었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총력
정 회장은 인공지능(AI)과 디지털 혁신, 친환경 원천기술 개발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조선업 재건에 관심을 보이는 미국 정부와의 협력 강화를 위해 현지 핵심 인사들과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조직문화 혁신에도 적극적이다. '일하고 싶은 회사,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회사'라는 목표 아래 자녀가 있는 직원에게 초등학교 입학 전 3년간 1인당 1800만원을 지원하고, 최첨단 시설을 갖춘 어린이집 '드림보트'를 운영 중이다. 신입사원부터 팀장급까지 다양한 직급과 타운홀 미팅을 열어 현장 목소리를 직접 듣는다.
주요 계열사 대표 인사도 단행
HD현대중공업 금석호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이상균 부회장과 공동대표를 맡는다. 금 사장은 경영지원과 재경, 자산, 동반성장 분야를 책임진다.
12월 1일 HD현대중공업과 통합되는 HD현대미포의 김형관 사장은 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로 이동해 정 회장과 함께 일한다. 김성준 대표는 사장 승진과 함께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긴다.
내년 1월 1일 통합 예정인 HD건설기계 대표에는 문재영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 내정됐고, 건설기계 중간지주회사 HD현대사이트솔루션 대표는 송희준 부사장이 맡는다. HD현대로보틱스 김완수 대표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올라섰다.
HD현대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점점 치열해지고, 다변화하고 있는 국내외 경영 환경 속에서 새로운 리더십으로 새로운 시대를 개척해 나간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며 "변화에 적극 대응해 나가되, 신-구 경영진의 조화와 협력을 바탕으로 기존 사업의 성장은 물론, 전 분야의 혁신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도 전력을 다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종합 중공업 그룹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HD현대는 세계 최고의 조선업 위상을 반드시 지켜나감으로써 마스가 프로젝트의 성공은 물론 우리나라 경제발전과 국익에도 기여할 것이며, 신기술 개발과 끊임없는 경쟁력 강화 노력을 통해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HD현대는 곧 각 계열사별 인사심의위원회를 열어 후속 임원인사를 마무리하고, 새 임원진 구성이 완료되는 대로 경영전략회의를 열어 내년도 사업계획을 확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