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뜻밖이다…'금' 보유국 1위 미국, 2위 독일, 그런데 3위는 바로 '이 나라'

2025-10-17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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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위 금 보유국의 숨은 이야기

국제 금값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며 전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는 가운데, 의외의 나라가 세계 3위 금 보유국 자리를 지키고 있어 주목된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그 나라는 바로 이탈리아다.

16일 연합뉴스가 인용한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는 수십 년 동안 어떤 경제 위기 속에서도 금을 팔지 않은 뚝심 있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금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다.

이탈리아 중앙은행이 보유한 금은 2452톤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8133톤), 독일 분데스방크(3351톤)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다.

이탈리아의 금 보유량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거의 변하지 않았다. 수차례 정치적 혼란, 경제 위기, 국가 부채 급증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는 단 한 번도 금을 팔지 않았다. 로이터는 이를 두고 이탈리아의 금은 경제 위기 속에서도 끝까지 남겨둔 최후의 신뢰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이탈리아의 금 보유는 단순한 투자 자산이 아니라, 국가 정체성과 금융 안정을 상징하는 존재로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의 금에 대한 집착은 역사적으로 뿌리가 깊다. 로이터는 "그들의 금 사랑은 고대 에트루리아 문명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전했다. 다만 근대적 의미의 금 축적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본격화됐다.

기사 내용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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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중 아돌프 히틀러의 나치 독일군은 당시 파시스트 정권 협조를 받아 이탈리아의 금 120톤을 압류했다. 전쟁이 끝났을 때 이탈리아가 보유한 금은 불과 20톤에 불과했다. 하지만 전후 이탈리아의 경제 기적 시기를 거치며 상황은 급변했다. 수출이 급증하면서 달러 유입이 폭발적으로 늘었고, 이를 금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외환 안정성을 높였다. 그 결과 1960년까지 이탈리아의 금 보유량은 1400톤으로 급증했다. 이후 1970년대 오일쇼크와 정치 혼란 속에서도 금을 팔지 않고 보유를 유지한 것이 지금의 2452톤이라는 기록으로 이어졌다.

이탈리아 금융학계는 금을 단순한 외환 보유 수단이 아닌 국가의 신뢰를 지탱하는 버팀목으로 본다. SDA 보코니 경영대학원 스테파노 카셀리 학장은 "1970년대 통화 불안정 시기, 서방의 중앙은행들이 금융 건전성의 상징으로 금을 사들였다"고 설명했다.

살바토레 로시 전 이탈리아은행 부총재는 자신의 저서 '오로(Oro·금)'에서 "금은 집안의 은식기이자, 세대를 이어 내려오는 귀한 시계와 같은 존재다. 국가의 신뢰가 흔들릴 때, 마지막까지 남겨두는 유산"이라고 표현했다.

한국의 금 보유량은 전 세계 30위권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태호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아 지난 10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2분기 기준 한국은행 외환보유고 대비 금 자산 비중은 2.5%로 집계됐다. 이는 세계 10대 외환보유국 중앙은행의 평균 금 자산 비중 16.7%와 비교했을 때 현저히 낮은 수치이다. 순위로는 9위에 해당한다.

한국은행은 2013년 금 20톤을 매입한 이후 12년째 신규 금 매입을 중단한 상태다. 한국은행은 금 자산이 주식이나 채권에 비해 가격 변동성이 크고 유동화가 어렵다는 점을 들어 금 매입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원은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이 해외 주식 일부에 대한 직접 투자 계획을 세우는 등 외환보유고 운용 방식에 변화를 모색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특히 최근 급등하는 글로벌 금 시세와 장기간 신규 매입 중단 상황을 고려할 때 금 자산 매입 전략에 대한 재검토를 통해 외화 자산 운용 포트폴리오 전략을 보다 유연하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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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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