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절 대란…재료는 50만원 넘는데 5000원에 팔아 난리 난 '이 라면' 정체

2025-10-18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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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돈 5000원에 고급 식재료 맛볼 수 있는 라면 인기

경상북도 봉화군에서 열린 송이축제에서 단돈 5000원에 판매되는 특별한 라면이 화제다. 하루 500그릇 한정으로 판매되는 이 라면을 맛보기 위해 방문객들이 아침부터 길게 줄을 늘어서는 진풍경이 연일 벌어지고 있다.

연일 매진되며 뜨거운 인기를 자랑하는 '내성천 송이라면' / 봉화군 제공
연일 매진되며 뜨거운 인기를 자랑하는 '내성천 송이라면' / 봉화군 제공

10월 16일부터 19일까지 나흘간 봉화읍 내성천 체육공원 일대에서 진행되는 제29회 봉화송이축제에서 첫선을 보인 '내성천 송이라면'이 그 주인공이다.

이 라면은 봉화 특산품인 송이버섯을 넣은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파와 계란을 더해 밀키트 형태로 제공된다. 50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봉화의 진한 송이 향을 경험할 수 있어 방문객들 사이에서 빠르게 입소문이 났다. 축제 현장에서 봉화산 자연송이는 kg당 12만~52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어, 송이라면의 5000원 가격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하루 500그릇으로 수량을 제한해 판매하지만, 축제 개막 이후 매일 완판되고 있다. 이른 아침부터 라면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어 긴 대기 행렬을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축제장을 찾은 한 관람객은 "봉화 송이는 향이 깊고 육질이 단단해 전국 어디서도 이런 맛을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올해 송이 대풍년...작년보다 3배 증가

특히 올해는 송이버섯이 대풍작을 이뤄 축제가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봉화송이생산자유통협회가 운영하는 송이판매장터에는 싱싱한 송이를 사려는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산림조합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10월 15일까지 전국에서 공판된 송이버섯은 81톤으로 작년 같은 시기 24톤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경북 지역의 송이 생산량도 크게 늘었다. 영덕군의 경우 10월 3일부터 15일까지 공판된 송이가 8.7톤으로 작년 동기 2.8톤의 3배를 넘어섰다.

송이판매장터에서 판매 중인 송이버섯 / 봉화군 제공
송이판매장터에서 판매 중인 송이버섯 / 봉화군 제공

지난 3월 대형 산불 피해를 입었던 영덕군과 청송군에서도 송이 생산이 급증했다. 청송군은 9월 30일부터 10월 15일까지 4.7톤을 공판해 작년 한 해 전체 공판량 2.1톤을 훌쩍 넘어섰다.

이처럼 송이가 풍년을 맞은 배경에는 날씨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농가들은 최근 송이 생육에 최적인 20도 내외의 서늘한 기온이 지속되고, 큰 일교차와 잦은 비가 더해지면서 송이 생산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송이주막존도 인기...전통 음식과 술 어우러져

내성천 송이라면과 함께 이번 축제에서 처음 도입된 '송이주막존'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초가집 모양의 전통 주막 텐트에서 도토리묵과 송이탕, 각종 전 등 토속 음식을 봉화산 전통주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꾸며졌다.

송이육회와 소고기국밥, 송이전골, 한약우 셀프상차림 등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는 대형식당도 인기를 끌고 있다. 방문객들이 직접 송이를 손질해 맛볼 수 있는 '송이 셀프 손질터'도 마련돼 체험 열기가 뜨겁다.

축제 첫날에는 봉화산 농산물로 만든 500인분 대형 비빔밥이 무료로 제공됐으며, 저녁에는 이수연, 정다경, 최재명, 천록담, 손빈아 등 유명 트로트 가수들이 출연하는 개막 공연이 펼쳐졌다.

봉화송이축제 대형 비빔밥 퍼포먼스 / 봉화군 제공
봉화송이축제 대형 비빔밥 퍼포먼스 / 봉화군 제공

축제 기간 동안 제42회 청량문화제와 봉화군 농특산물 한마당, 목재문화행사도 동시에 진행된다. 삼계줄다리기와 교복체험, 전통김치 담그기 체험 등 각종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목재문화행사에서는 '숲속도시 봉화'라는 지역 브랜드를 알리며 목재를 활용한 친환경 체험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생산량 증가로 송이 가격은 작년보다 다소 하락했지만, 영덕군의 경우 10월 15일까지 공판금액이 15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7억원의 두 배를 넘어섰다. 청송군도 공판금액이 9억원에 달해 작년 전체 공판금액 4억 9000만원을 크게 웃돌았다.

박현국 봉화군수는 "올해 봉화송이축제는 송이와 한약우, 농특산물은 물론 청량문화제까지 더한 문화와 체험 콘텐츠가 함께 어우러진 축제"라며 "가을의 향과 맛, 즐거움이 가득한 현장에서 많은 분들이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기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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