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있으면 안되는데…서천 해안서 갑자기 발견된 심해 '희귀 생명체' 정체

2025-10-18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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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 후 무사히 자연 방사

충남 서천군 해안가에서 꼬마향고래 모자가 발견돼 관계 당국이 합동 구조에 나섰다. 구조된 고래들은 무사히 바다로 돌아갔다.

서천 비인면 해안가에서 발견된 꼬마향고래 모습. / 서천소방서 제공-뉴스1
서천 비인면 해안가에서 발견된 꼬마향고래 모습. / 서천소방서 제공-뉴스1

18일 서천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전 10시 20분경 서천 비인면 해안가에서 고래가 떠밀려왔다는 주민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당국은 해안가에 고립된 어미 고래를 발견했고, 보령해경과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약 3시간에 걸친 구조 작업을 벌였다.

구조 당시에는 체력이 떨어진 어미 꼬마향고래와 그 곁을 맴도는 새끼 고래가 함께 있었다. 구조대는 어미 고래의 상태를 확인한 뒤 안전조치 후 자연 방사했다.

'꼬마향고래' 이미지. /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꼬마향고래' 이미지. /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 깊은 바다의 침묵을 지키는 존재, 꼬마향고래

한 번도 인간의 눈앞에서 활발히 포착된 적 없는 고래가 있다. 거대한 향유고래의 친척이지만, 길이 3미터 남짓의 작은 몸집으로 바다 깊은 곳을 유영하는 '꼬마향고래'가 그 주인공이다.

'꼬마향고래'는 꼬마향고래과에 속하는 소형 향고래류다. 성체의 몸길이는 약 2.7~4미터, 무게는 400킬로그램가량으로 알려져 있다. 머리 모양이 상어와 유사하며 아래턱이 가늘게 돌출된 것이 특징이다.

미국 해양대기청 NOAA에 따르면 꼬마향고래는 해상에서 거의 관찰되지 않기 때문에 희귀하게 여겨진다. 그만큼 사람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꼬마향고래는 전 세계의 열대·온대 해역에 분포하며, 대륙붕과 해저 급경사 지역을 선호한다. 이들은 수심 수백 미터까지 잠수해 오징어와 갑각류, 심해어를 사냥한다.

또한 초음파를 이용해 먹이를 탐색하는데, 꼬마향고래가 내는 음향 신호는 같은 속의 다른 종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다.

이 고래의 생태에서 특히 흥미로운 점은 '방어용 분비물'이다. 꼬마향고래는 위 근처에 있는 특수 주머니에서 짙은 갈색 액체를 분출해 포식자의 시야를 흐리게 한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현재 꼬마향고래를 '관심 필요(Least Concern)' 등급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이는 단지 명확한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단서를 단다. 즉, 아직 '안전하다'고 말할 수 없다는 의미다.

home 김현정 기자 hzun9@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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