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범죄 배후' 프린스 그룹의 천즈 회장, 행방이 묘연하다
2025-10-18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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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사법기관에 발각된 글로벌 범죄 네트워크
캄보디아 재계의 핵심 인물로 꼽히던 천즈(Chen Zhi) 프린스 그룹(Prince Group) 회장이 미국과 영국 정부의 강력한 제재 조치 이후 행방을 감춘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 캄보디아데일리는 17일(현지 시각) 천즈 회장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계 캄보디아인이자 영국 국적을 가진 천즈 회장은 최근 미국 법무부와 영국 재무부가 동시에 자금 세탁 및 온라인 금융 사기 혐의로 제재를 가한 직후 잠적했다.
관계자들은 그가 여전히 캄보디아에 머물고 있는지조차 불확실하며 중국으로 송환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천즈 회장은 캄보디아 전역에 걸쳐 온라인 금융 사기 조직을 구축해 암호화폐 투자 사기, 불법 감금, 인신매매, 고문 등 각종 불법 행위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미국 법무부는 이미 천즈를 온라인 금융 사기 및 자금 세탁 혐의로 기소했으며 유죄가 확정될 경우 최대 40년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수사 과정에서 미국 정부는 천즈가 관리하던 자산 중 약 142억 달러(20조 원)에 달하는 12만 7271개의 비트코인을 압수했다. 이는 법무부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암호화폐 몰수 사건으로 기록됐다. 당국은 현재 이 자산의 영구 보관 및 처분을 위한 법원 승인을 준비 중이다.
영국 정부도 천즈 회장과 그 네트워크가 소유한 런던 내 부동산과 사무실 등 자산을 동결했다. 그 규모는 1억 3300만 달러(1893억 원)에 달한다. 해당 부동산 가운데 일부는 런던 도심에 위치한 고급 오피스로 알려졌다. 영국 BBC는 천즈가 범죄 수익을 영국 내 법인과 자산으로 세탁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천즈 회장은 1987년 중국 푸젠성에서 태어나 2010년 캄보디아로 이주했다. 부동산 투자로 첫 자산을 축적한 뒤 금융기업 프린스 파이낸스(Prince Finance)를 설립해 프린스 그룹으로 성장시켰다. 이후 인프라·교육 분야 기부와 정부 지원 사업을 통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보했고, 훈 센(Hun Sen) 전 캄보디아 총리의 고문직을 맡으면서 권력 핵심으로 부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