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도시” 세종의 착시…밤에 아이 볼 병원은 단 한 곳
2025-10-20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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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전국 1위 외치지만 출생아 수 감소, 분만병원 7곳…의료‧돌봄은 ‘공백’
이상식 의원 “수치로 포장 말고,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먼저 만들어야”

[세종=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합계출산율 전국 1위’라는 수식어 뒤에 숨겨진 세종시의 실상이 국정감사장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정작 밤에 아이를 진료받을 수 있는 병원은 단 한 곳뿐이고, 출생아 수는 5년 사이 16.5%나 줄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상식 의원(행정안전위원회, 용인시갑)은 10월 20일 세종시 국정감사에서 “홍보에만 쓰이는 출산율 수치가 아닌,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정주 기반이 필요하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세종시는 2020년 3,468명이던 출생아 수가 올해 2,895명으로 감소했다. 영유아 수 또한 29,000명에서 25,000명으로 줄었다. 더 큰 문제는 의료 인프라다. 분만 가능한 병원은 전국 1.3% 수준인 7곳에 불과하고, 공공산후조리원은 단 한 곳도 없다. 응급의료체계도 지역응급센터 1개, 지역응급의료기관 1개뿐이며 권역응급센터는 전무하다.
심지어 야간·휴일 진료가 가능한 ‘달빛어린이병원’은 세종 전체에 단 1곳뿐이다. 2020년 전국 17개소였던 달빛어린이병원은 올해 128개소로 증가했지만, 세종은 여전히 1개소에 머물고 있다. 서울(15곳), 경기(37곳), 대전(6곳)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돌봄 인프라도 열악하다. 지역아동센터는 13개, 다함께돌봄센터는 10개뿐이며 2026년까지 추가 예정 시설은 2개에 불과하다. 이상식 의원은 “지금의 돌봄 체계로는 젊은 세대 유입은커녕 유출을 막기도 어렵다”며 “아이와 부모가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도시가 돼야 진정한 젊은 도시”라고 강조했다.
출산율 ‘통계 착시’는 더 이상 세종시의 방패가 될 수 없다. 보여주기식 지표가 아닌, 의료·돌봄 인프라 확대를 통한 실질적 삶의 질 개선이 없다면, 젊은 도시라는 타이틀은 그저 슬로건에 불과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