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캄보디아 사망 대학생 유해, 74일 만에 인천공항 도착
2025-10-2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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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틀라 사원서 부검 후 화장…“시신 훼손 없어”
캄보디아 범죄 조직에 감금돼 고문을 당한 뒤 숨진 경북 예천군 출신 대학생 박모(22) 씨의 유해가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돌아왔다. 가족에게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말하고 출국한 지 약 석 달 만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박 씨의 유해는 대한항공 KE690 편으로 이날 오전 8시 4분께 인천공항에 도착했으며 곧바로 유족에게 인도될 예정이다.
현지 공동 부검에 참여한 장진욱 경찰청 과학수사운영계장이 8시 44분쯤 흰색 보자기에 싸인 유골함을 들고 입국장을 나왔다. 미리 대기하던 안중만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장이 유해를 인수했다. 경북청은 현재 박 씨의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이다.
앞서 한국 경찰과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전날(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의 턱틀라 사원에서 합동 부검을 실시했다. 부검 결과 시신에 별도의 훼손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부검이 끝난 뒤에는 사원에 안치돼 있던 시신이 화장 처리됐다.

수사 결과에 따르면 박 씨는 지난 7월 17일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현지 범죄 단지로 알려진 이른바 ‘웬치’에 감금돼 고문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8월 8일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당시 유족에게 연락해 금전 요구를 한 인물은 중국 동포(조선족)로 추정된다. 사망 당시 박 씨의 몸에서는 심한 멍과 상처가 확인됐고 캄보디아 수사당국의 사망증명서에는 사인으로 ‘고문으로 인한 심장마비’가 기재됐다.
박 씨를 살해한 혐의(살인 및 사기 등)를 받는 30·40대 중국인 3명은 지난 10일 캄보디아 법원에서 구속 기소된 상태다. 현지 경찰은 범행을 주도한 것으로 의심되는 조선족 남성 2명을 추적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관련 수사가 병행되고 있다. 국내 수사에서는 대포통장 모집조직과의 연루 정황도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대포통장 모집조직 소속 20대 A 씨는 박 씨의 대학 선배인 홍모 씨(지난달 구속 송치)로부터 박 씨를 소개받아 통장 개설을 돕고 캄보디아로 출국시키는 데 관여한 혐의로 지난 19일 구속됐다.

유족은 박 씨의 유해가 돌아온 뒤 장례 절차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당국은 캄보디아 수사 결과와 국내 수사 내용을 종합해 추가 범행 관계자 색출과 책임자 규명을 계속 진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