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금인데 바로 터졌다…공개되자마자 넷플릭스 '톱2' 등극한 영화

2025-10-2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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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3부작 서막 열다

넷플릭스에 공개된 직후 약 하루 만에 영화 부문 톱 2위에 오르며 폭발적인 반응을 이끈 작품이 있다.

'28년 후' 스틸컷. / 소니픽쳐스코리아 제공
'28년 후' 스틸컷. / 소니픽쳐스코리아 제공

바로 지난 6월 개봉한 영화 '28년 후'에 대한 이야기다. 2002년 '28일 후', 2007년 '28주 후' 이후 무려 20여 년 만에 등장한 세 번째 시리즈인 '28년 후'는 전작을 연출했던 대니 보일이 다시 메가폰을 잡았고, 각본은 알렉스 가랜드가 맡았다.

'28년 후'는 제목 그대로 분노 바이러스 사태가 터진 지 28년이 지난 세계를 배경으로 한다. 인류는 이제 도시 대부분을 잃었고, 감염자들은 여전히 잔존 세력을 위협한다. 생존자들은 좁은 섬 지역이나 격리된 구역에서 근근이 문명을 이어간다.

영화 중심에는 한 가족이 있다. 조디 코머가 연기한 아일라는 암 투병 중인 어머니이자 생존 공동체의 지도자다. 그녀의 남편 제이미(에런 테일러존슨)와 아들 스파이크(앨피 윌리엄스)는 린디스판 섬에서 살아간다. 겉보기엔 평화롭지만, 바이러스의 공포는 언제나 가까이에 도사린다. 결국 가족은 본토로 향하는 위험한 통과의례 여행을 떠나고, 그곳에서 28년 전보다 훨씬 진화한 감염자들과 맞닥뜨린다.

영화 '28년 후' 스틸컷. / 소니픽쳐스코리아 제공
영화 '28년 후' 스틸컷. / 소니픽쳐스코리아 제공

이들은 단순히 바이러스에 감염된 괴물이 아니라, 인간의 잔혹성과 본능을 극단적으로 드러내는 존재로 그려진다. 영화는 감염자보다 인간 사회 내부의 균열과 생존을 위한 선택을 더 깊이 탐구하며 긴장감을 쌓아간다.

이번 시리즈는 제작 방식에서도 혁신적이다. 전편의 필름 질감을 이어받으면서도 전면적으로 아이폰 15 프로 맥스로 촬영했다. 대니 보일 감독은 "스마트폰이 가진 거리감 없는 시선이 이 영화의 생생한 공포를 표현하기에 가장 적합했다"고 설명했다.

시리즈 시작을 함께한 배우 킬리언 머피는 이번 작품에서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20년 전 '짐'으로 등장했던 그는 이번엔 후배 세대 배우들을 이끌며 시리즈 세계관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머피는 인터뷰에서 "이 시리즈는 좀비 영화가 아니라, 인간이 문명 속에서 얼마나 쉽게 야만으로 돌아갈 수 있는가를 묻는 실험이었다"고 말했다.

'28년 후' 포스터. / 소니픽쳐스코리아 제공
'28년 후' 포스터. / 소니픽쳐스코리아 제공

주연을 맡은 조디 코머는 강인함과 절망을 오가는 캐릭터를 통해 시리즈의 감정적 중심을 이끌었다. 그는 실제로 촬영 전 암 환자 커뮤니티를 방문하며 현실적인 연기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런 테일러존슨은 생존과 가족 사이에서 갈등하는 남편의 복잡한 내면을 표현했고, 레이프 파인스는 인류 복원을 위해 윤리의 경계를 넘는 과학자 이안 켈슨 박사로 등장해 긴장감을 더했다.

'28년 후'의 핵심은 단순한 감염의 공포가 아니다. 영화는 생존을 위한 폭력, 집단의 이기심, 윤리의 붕괴를 통해 인간 사회의 본능을 드러낸다. 섬이라는 한정된 공간은 문명의 축소판처럼 기능하며, 영화는 결국 감염자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으로 돌아온다. 감염된 인간뿐 아니라, 살아남은 자들 또한 폭력에 익숙해지고 서로를 불신하는 모습이 강조된다. 대니 보일 감독은 "진짜 바이러스는 인간의 공포와 분열 그 자체"라고 밝힌 바 있다.

결국 '28년 후'는 피로 물든 공포의 연장선이 아니라, 인간 사회를 비추는 냉정한 거울로 작동한다. 20년 넘게 이어온 시리즈 세계관은 이번 작품에서 한층 성숙한 철학으로 귀결됐다. 가족 생존기를 따라가는 감정선, 기술적 혁신을 결합한 영상미, 그리고 인간 본성에 대한 잔혹한 질문까지. '28년 후'는 단순한 후속편이 아닌, 감염 서사의 새로운 장을 여는 작품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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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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