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도입 가속화 속 교사 연수는 제자리…‘선택 아닌 필수’ 된 교원 디지털 역량
2025-10-2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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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대상 AI 연수 대기자 속출…전국적 제도화는 아직

[세종=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디지털 전환이 일상이 된 시대, 학교 현장은 여전히 ‘사람의 손’에 기대고 있다. 교육의 디지털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지만 정작 이를 이끌 교사들을 위한 준비는 충분치 않다. 인공지능(AI)을 비롯한 기술 기반 교육 혁신이 화두인 지금, 교원의 디지털 역량 강화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세종시교육청교육원은 최근 ‘AI 시대, 수업의 새로운 길을 열다’를 주제로 교원을 위한 인공지능(AI) 기반 수업·평가 혁신 직무연수를 운영했다. 당초 유치원 및 초·중등 교사 20명을 대상으로 기획했으나, 신청자가 몰리면서 총 40명으로 확대됐고 대기자까지 발생했다. 교사들의 높은 관심은, 교육 현장의 변화 속도를 체감한 결과다.
연수는 인공지능의 기본 이해부터 수업 적용, 콘텐츠 제작, 피드백 설계 등 실습 중심으로 구성됐다. 특히 ‘챗GPT’와 ‘제미나이’ 같은 생성형 AI를 수업에 활용하는 방안, 에듀테크 기반 평가 혁신 사례 등이 소개됐다. 참여자들은 “AI가 수업은 물론 행정업무까지 바꿀 수 있는 도구임을 체감했다”며 실질적인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세종교육원 측은 이번 연수를 통해 교사들이 AI를 교육의 동반자로 인식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일회성 프로그램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현재 대부분의 교원 AI 연수는 지역 단위, 기관 단위에서 자율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체계적인 전국 단위 재교육 시스템은 부재한 실정이다.
해외 주요 국가들은 이미 교사 재교육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공립학교 교사들을 위한 AI 연수를 의무화했고, 핀란드는 전체 교사 대상 디지털 교육 인증제를 운영 중이다. 반면 국내는 예산과 인력 부족을 이유로 교육청별 임시 연수에 머무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교사들이 기술 발전을 따라잡을 수 있도록 정기적이고 단계화된 연수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예비교사 단계부터 디지털 교육 역량을 체계적으로 키울 수 있는 교원 양성 체계 전반의 개편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
빠르게 진화하는 교실의 미래를 따라잡기 위해선 교사부터 변화의 중심에 세워야 한다. AI 시대의 교육 혁신은 교실에 기술을 들여놓는 것이 아니라, 교사의 역량을 디지털 시대에 맞춰 재구성하는 데서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