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앞둔 고3 아들의 '눈물 나는' 결심…아버지를 살렸다
2025-10-22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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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사랑, 아버지 생명을 구해
생명을 건 가족의 선택, 간 이식 이야기
수능을 앞두고 있는 고3 아들이 아버지에게 간 이식을 해줬다.
오는 11월 치러질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고3 수험생이 간경화를 앓고 있는 아버지를 위해 간이식을 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 이대서울병원에 따르면, 경기도 일산에 거주하는 A씨(48)는 지난해 11월 간경화 진단을 받고 정기적인 치료를 받았지만, 병세가 점점 악화되면서 간성혼수와 복수가 발생했고 생명을 위협받는 상황에 놓였다. 남은 치료 방법은 간이식뿐이었다.

이때 간 기증자로 나선 것은 17세 아들 B군이었다. 수능을 불과 4개월 앞둔 상황에서도 아들은 아버지의 건강을 위해 자발적으로 간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B군은 사회복지사라는 꿈을 가진 청소년이었지만, 가족을 향한 책임감과 사랑으로 자신의 건강을 잠시 뒤로 미룬 채 수술에 임했다. 결과적으로 A씨는 지난 7월 28일 이대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에서 간이식 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했다.
간이식은 심각한 간 질환에서 마지막으로 고려되는 치료법으로, 주로 간경화, 간암, 급성 간부전 등 간 기능이 심하게 저하된 경우 시행된다. 간은 사람마다 크기와 기능이 다르지만, 일부는 다른 사람에게서 일부를 이식받아도 충분히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간 이식은 살아 있는 사람에게서 간 일부를 떼어 환자에게 이식하는 ‘생체 간이식’과, 사망자의 간을 기증받는 ‘사후 간이식’으로 나뉜다.
부모와 자식 간에는 혈연 관계가 있어 상대적으로 이식 성공률이 높지만, 무조건 간이 맞는 것은 아니다. 간이식이 가능하려면 혈액형, 간 용적, 면역학적 적합성 등을 검사해야 하며, 이러한 조건이 맞지 않으면 이식이 어렵거나 거부반응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 이번 사례에서도 아버지와 아들의 혈액형이 달라 전처치 과정에서 감염 증상이 발생했지만, 항생제 치료와 세밀한 관찰을 통해 수술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간을 기증한 사람에게도 수술과 회복 과정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간은 재생 능력이 뛰어나 대부분 정상 기능을 회복하지만, 수술 부위 통증, 피로, 소화 불량, 간 기능 검사 수치 변화 등이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드물게 출혈이나 감염, 담즙 누출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충분한 회복 기간과 의료진의 지도가 중요하다. B군 역시 수술 후 회복 과정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아버지의 건강 회복을 위해 의사의 도움을 받아 관리했다.
간이식 후 건강 관리는 평생 이어진다. 수술 직후에는 면역억제제를 복용해 체내에서 이식된 간이 거부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정기적으로 간 기능 검사와 혈액 검사를 진행한다. 또한 적절한 식사와 운동, 음주와 흡연 금지,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 간을 제공한 사람도 회복 기간 동안 무리한 활동은 피하고, 영양 섭취와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간 이식 후 나타날 수 있는 후유증은 환자와 기증자 모두에게 있을 수 있다. 수술 후 초기에는 피로, 복통, 소화 불량, 체중 변화가 나타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면역억제제 부작용으로 감염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따라서 정기 검진과 생활 습관 관리가 필수적이다. 일부 환자는 장기적인 간 기능 회복을 위해 꾸준한 간 건강 관리와 스트레스 관리가 필요하다.
이번 사례에서 아들은 수능을 앞두고 있었음에도 아버지를 위해 용기를 냈고, 아버지는 아들의 결정을 존중하며 빠르게 회복했다. 홍근 이대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 센터장은 “수능을 앞둔 미성년자가 이식 결정을 내린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아버지를 살리겠다는 마음이 더 컸던 것 같다”며 “두 사람 모두 건강을 회복했고, 아들의 남은 입시 준비가 잘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사례는 간 이식이 단순한 수술을 넘어 가족의 사랑과 헌신을 담은 결정임을 보여준다. 동시에 일반인들에게는 간 질환의 위험성과 간 이식 과정, 기증과 수술 후 관리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계기가 된다. 간 질환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면 간이식이 최후의 치료 수단이 되며, 혈액형과 용적 등 적합성 검사를 거쳐야 하고, 기증자와 수혜자 모두 철저한 회복과 건강 관리가 필요하다. 사랑과 헌신, 그리고 철저한 의료 관리가 함께할 때 간 이식은 생명을 살리고 가족을 지키는 결정적인 치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