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준 비자발급 왜 안 해주나…20년간 엄청난 고충” 국감서 따진 의원
2025-10-23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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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김태호 “공권력 지나쳐”

주로스앤젤레스(LA)총영사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병역 기피로 입국이 금지된 가수 유승준(48·미국명 스티브 유)에 대한 비자 발급 문제가 또 도마 위에 올랐다.
22일(현지 시각) 미국 LA총영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LA총영사관 국감에서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은 "유승준의 2차례 소송에서 대법원은 유승준의 손을 들어줬다"며 "그런데도 LA총영사관에서 비자 발급을 하지 않는 이유는 뭔가"라고 질의했다.
김영완 LA총영사는 "유승준의 두 차례 소송에서 대법원이 각기 다른 문제를 지적했다"며 “여러 가지 유사한 사례가 있을 수 있기에 앞으로 상급심의 추가적인 법리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은 "유승준의 원천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정말 용서하기가 어렵지만 한 인간으로서 20년 동안 심리적·현실적으로 엄청난 고충도 감당해 왔다고 본다"며 “그동안 우리 병역법도 양심적 병역 거부에 대한 출구나 대체복무 등 관련해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법률적으로 보장된 한 사람의 기본권이나 평등권이 있는데 공권력이 너무 지나치게 적용됐을 때는 그 정당성에 충분히 흠결이 있고 인권상의 문제도 나타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민 정서가 좋지 않고 병무청도 반대하는 것을 알지만 대법원판결이 났고 한 사람의 기본권을 지켜준다는 차원의 방향도 있는 만큼 이런 부분에 관심을 갖고 판단해 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서울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민 간 유승준은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까지 국내에서 가수와 예능인으로 큰 인기를 얻던 중 팬들에게 입대를 공언하고 2001년 병역판정검사에서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2001년 말 입영 3개월 연기와 함께 병무청에 귀국 각서를 내고 출국한 뒤 2002년 초 미국에서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고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했다. 이로써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병역의 의무도 소멸했다.
여론이 악화했고, 법무부는 병무청의 요청에 따라 유승준의 입국을 금지했다.
유승준은 2015년 8월 만 38세가 되자 LA총영사관에 재외동포(F-4) 체류 자격으로 비자 발급을 신청했다. 당시 재외동포법은 병역 기피 목적으로 국적을 상실했더라도 38세가 되면 재외동포 체류 자격을 부여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LA총영사관은 같은 해 9월 비자 발급을 거부했고, 유승준은 이를 취소해달라며 첫 소송을 냈다.
대법원은 최종적으로 유승준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LA총영사관은 "유승준의 병역의무 면탈은 국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발급을 재차 거부했다.
유승준은 2020년 10월 두 번째 소송을 냈고 2023년 11월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LA총영사관은 지난해 6월 다시 비자 발급을 거부했고, 유승준은 그해 9월 세 번째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