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 되게 싸다…오늘부터 7일간 1000원대에 풀리는 제철 '국민 수산물'

2025-10-23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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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철, 수요 폭증한 제철 수산물 정체

대형마트 3사가 겨울철을 앞두고 벌인 초저가 수산물 할인 경쟁이 1원 단위 접전으로 치달았다. 주인공은 김장철과 함께 수요가 폭증하는 제철 수산물 '생굴'이다.

경남 통영시 굴 작업장에서 생굴 껍질을 까고 있는 지역민들 / 연합뉴스
경남 통영시 굴 작업장에서 생굴 껍질을 까고 있는 지역민들 / 연합뉴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이날부터 오는 29일까지 7일간 전국 매장에서 생굴 100g을 1990원에 내놓는다. 애초 2290원으로 계획했으나 경쟁사들이 1990원대로 가격을 낮추자 행사 전날 오전 7시쯤 긴급 회의를 소집해 재조정에 나섰다.

이마트는 동일 기간 삼성·신한·우리·NH농협카드 등 제휴 카드 결제와 신세계포인트 적립 조건으로 250g짜리 생굴을 4990원에 판매한다. 100g 기준으로 환산하면 1996원 수준이다. 홈플러스 역시 200g 제품을 3990원에 풀어 100g당 1995원 가격대를 형성했다.

결과적으로 롯데마트 1990원, 홈플러스 1995원, 이마트 1996원으로 1원 단위 차이의 치열한 경쟁 구도가 완성됐다.

롯데마트는 23일부터 29일까지 일주일간 '생굴(100g)'을 1990원에 판매한다. / 뉴스1 (롯데마트 제공)
롯데마트는 23일부터 29일까지 일주일간 '생굴(100g)'을 1990원에 판매한다. / 뉴스1 (롯데마트 제공)

생굴은 겨울을 대표하는 제철 해산물로 최근 기온이 10도 전후로 내려가면서 소비가 본격화되고 있다. 업계는 올해 굴 생산 여건이 좋아 공급량이 작년 대비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남해안 양식장에서 여름철 고수온 타격이 크지 않았고 태풍 영향도 제한적이어서 폐사율이 낮았기 때문이다. 통영·거제·고성 등 주산지에서는 작년보다 5~10% 정도 어획량이 많아질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태풍도 없었고, 고수온·빈산소수괴(산소부족 물덩어리) 피해가 없어 예년보다 생산량이 최대 20% 정도 늘 것 같다"고 전망했다.

유통업체들이 미리 가격 인하에 나선 배경에는 11월 본격 김장철을 겨냥한 선제 공략 전략이 있다. 고물가 여파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파격 할인' 카드로 체감 물가를 낮추고 고객 유입을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다. 실제로 대형마트 3사는 지난 8월 금어기 해제 직후 햇꽃게 가격 전쟁을 통해 단기 매출 신장 효과를 톡톡히 봤다.

당시 이마트는 100g당 788원이던 꽃게를 두 차례에 걸쳐 741원까지 내렸고, 홈플러스는 790원에서 780원으로, 쿠팡은 760원으로 맞대응했다. 하루 사이 10원 단위로 가격이 조정되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생굴은 신선도 유지가 중요한 만큼 유통기한이 짧아 대량 소비가 이뤄지는 시기에 맞춰 판매가 집중된다"며 "가격 경쟁이 치열할수록 소비자 입장에선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실제 판매량도 단기간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굴 작황이 좋아 가격이 다소 내려가면서 더 많은 사람이 신선한 국내산 생굴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거제 작업장에서 어민들이 굴 선별 작업 중인 모습 / 홈플러스
거제 작업장에서 어민들이 굴 선별 작업 중인 모습 / 홈플러스

생굴은 '바다의 우유'로 불릴 만큼 영양가가 풍부하다. 아연, 철분, 칼슘, 비타민 B, 타우린 등 무기질과 비타민이 많아 면역력 증진과 피로 해소에 도움이 된다. 오메가-3 지방산, 단백질, 글리코겐 함량도 높아 심혈관 건강 개선과 체력 증진, 피부 미용 및 뼈 건강에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저칼로리·고단백 식품이어서 다이어트는 물론 성장기 어린이나 회복기 환자에게도 유익하다.

신선한 굴을 고르려면 유백색 윤기가 나면서 까만 테가 선명한지 확인해야 한다. 껍데기째 판매되는 굴은 단단하게 닫혀 있고 무게감이 있으며 바다 냄새가 나는 것이 좋다. 생굴은 밝고 투명한 색에 윤기와 탄력이 느껴져야 하며 누렇거나 흐물거리지 않는 것을 골라야 한다. 구매 시 반드시 냉장 상태(0~5℃)에서 보관되고 얼음 위에 진열된 제품을 고르는 것이 안전하다.

한국은 서남해안 갯벌과 잔잔한 바다가 굴 양식에 최적 조건을 갖춰 품질 좋은 굴을 저렴하게 대량 생산할 수 있다. 특히 통영, 거제 등 남해안 지역은 굴 양식에 맞는 지형과 기후를 갖추고 있다. 신선한 굴은 생으로 먹거나 굴국밥, 굴전, 김치 등 다양한 전통 음식에 활용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가을부터 겨울까지가 굴의 본격 제철로, 이 시기 굴은 살이 통통하고 맛과 영양이 모두 뛰어나다.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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