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예방주사 맞은 날 '이런 증상' 보이면 즉시 응급실 가야 한다
2025-10-23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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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백신, 왜 열이 날까?
백신 접종 후 몸의 숨은 방어 시스템
독감 예방주사를 맞은 날, 몸이 뜨겁고 열이 나는 이유는 단순한 부작용이 아니라 면역이 작동하고 있다는 신호다. 그러나 증상이 오래가거나 고열로 이어진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 몸이 뜨거워지는 이유는 면역반응 때문
독감 예방주사는 바이러스 감염을 일으키지 않는다. 백신에는 살아 있는 독감 바이러스 대신, 우리 몸이 면역을 학습하도록 만든 ‘항원 성분’이 들어 있다. 이 항원이 체내에 들어오면 면역세포들은 이를 침입자로 인식하고 방어 시스템을 가동한다. 그 과정에서 인터루킨, 사이토카인 같은 염증 매개물질이 분비되고, 체온을 높이는 명령이 뇌에 전달된다. 이로 인해 몸이 뜨거워지고 열이 오르는 것이다. 즉, 열은 감염이 아니라 면역 체계가 스스로 훈련하는 과정의 부산물이다.

◆ 일시적인 열과 몸살, 백신이 잘 작동하고 있다는 뜻
주사를 맞은 뒤 나타나는 발열, 오한, 근육통, 피로감 등은 대부분 가볍고 일시적이다. 면역체계가 항원을 인식하고 항체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많이 쓰기 때문이다. 백혈구가 활성화되면서 대사율이 높아지고, 혈류량이 증가해 온몸이 달아오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러한 증상은 일반적으로 하루나 이틀 안에 사라진다. 오히려 이런 반응이 전혀 없는 사람보다, 가벼운 열이나 피로를 느끼는 사람이 백신에 대한 면역 형성이 잘 이뤄지는 경우도 있다.
◆ 주사 부위 통증과 부기,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독감 백신을 맞은 부위가 붓거나 아픈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항원 주입으로 인해 해당 부위의 면역세포들이 모여들어 염증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통증은 대체로 2~3일 안에 가라앉으며, 냉찜질을 하면 완화된다. 단, 통증이 점점 심해지거나 부위가 빨갛게 부어 오르고 진물이 날 경우에는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안전하다.

◆ 주의해야 할 위험 신호
대부분의 발열은 자연스럽게 해소되지만, 드물게 과도한 면역 반응이 발생하기도 한다. 만약 38.5도 이상의 고열이 48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온몸에 두드러기가 생기고 호흡곤란이나 어지럼증이 나타난다면 알레르기 반응이나 아나필락시스일 가능성이 있다. 이런 경우에는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또한 면역력이 약한 고령자나 만성질환자는 증상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의료진의 관찰이 필요하다.
◆ 열이 날 때의 대처법
백신 후 열이 날 때는 해열제를 복용하기보다는 먼저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열이 38도 이상으로 올라가 불편할 경우에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해열제를 복용할 수 있다. 이부프로펜은 드물게 백신 효과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권장되지 않는다. 또한 술이나 커피처럼 체온 조절을 방해하는 음료는 피하는 것이 좋다. 주사 부위가 아프다면 하루 2~3회, 10~15분 정도 냉찜질을 해주면 도움이 된다.

◆ 면역 형성을 위한 자연스러운 과정
백신은 단순히 주사를 맞는 행위가 아니라, 우리 몸이 스스로 방어력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열이 나는 것은 몸이 면역을 학습하고 있다는 신호다. 대부분의 사람은 24~48시간 안에 정상 체온으로 돌아오며, 이후 2주가 지나면 체내에 항체가 형성돼 독감에 대한 방어력이 생긴다. 백신을 맞은 날 잠시 느끼는 뜨거움은, 그만큼 몸이 잘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