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고 아삭한데 착색까지 완벽…이상기후에도 붉게 익는 ‘신품종 사과’ 출하 시작

2025-10-24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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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온라인서 동시 판매 시작

선명한 붉은빛과 아삭한 식감이 특징인 신품종 사과 ‘컬러플(Colorpple)’이 강원 홍천에서 올해 처음으로 출하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홍천군농업기술센터는 홍천에서 재배된 컬러플 사과가 현대백화점에 납품되며 본격적인 유통을 시작했다고 24일 밝혔다.

‘컬러플’은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연구센터가 2019년 개발한 국내 육성 품종으로, ‘색(color)’과 ‘사과(apple)’의 합성어다. 10월 중순에 수확하며 선명한 과피색과 새콤달콤한 맛, 아삭한 식감이 돋보인다. 특히 이상기후로 인한 착색 불량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진 품종으로, 기온 변화에도 선명한 색을 유지하는 것이 강점이다.

이상기후 대응 신품종 '컬러플' / 홍천군 제공
이상기후 대응 신품종 '컬러플' / 홍천군 제공

이번 출하는 지난해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네오게임즈와 맺은 업무협약을 기반으로 추진된 첫 결실이다. 그동안 진행된 현장 평가회와 유통 관계자 대상 품종 설명회를 통해 컬러플의 품질이 입증된 만큼, 이번 출하로 지역 농가의 새 소득원 창출이 기대된다.

출하된 컬러플은 네오게임즈가 운영하는 레알팜마켓 온라인몰을 통해 판매되며, 현대백화점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가정용 소과 중심으로 만나볼 수 있다. 1인 가구도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도록 소포장 구성으로 선보인다.

홍천은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풍부해 착색과 당도 발현이 탁월한 지역으로 꼽힌다. 문명선 홍천군농업기술센터 소장은 “홍천의 기후 조건은 컬러플의 생육 환경에 매우 적합하다”며 “앞으로도 착색계 품종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만생종(후지) 출하 전 사과 시장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홍천군은 이번 출하를 시작으로 컬러플의 재배 면적을 점차 확대하고, 안정적인 유통망 구축과 장기적인 시장 진출을 목표로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상기후에 따른 탄저병과 냉해 등 피해를 입은 사과가 널브러져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이상기후에 따른 탄저병과 냉해 등 피해를 입은 사과가 널브러져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 기후변화와 사과 품종의 변화

기후변화는 사과 재배 환경을 흔들고 있다. 봄에는 개화 시기가 빨라져 냉해를 입기 쉽고 여름에는 고온다습한 날씨로 착색이 불균일해진다. 예전엔 선선한 가을 햇살 아래 고르게 붉게 물들던 과수원이, 이제는 빛깔이 옅거나 일부만 붉게 익는 모습으로 바뀌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농가와 연구기관은 새로운 품종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온난화에 강하고 색이 안정적으로 드는 품종을 중심으로 기후 적응형 사과 품종 육성 사업을 추진 중이다. 홍천의 ‘컬러플’을 비롯해 ‘감홍’, ‘양광’, ‘골든볼’ 등 중·만생종 품종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소비자 취향의 세분화도 이 흐름에 힘을 더한다. 예전엔 ‘후지’가 사과의 대명사였지만 이제는 품종 이름이 브랜드처럼 쓰인다. 대형마트에는 ‘아리수’ ‘시나노골드’ ‘홍옥’ 등 다양한 품종이 따로 진열되고 각각의 맛과 식감을 비교해 고르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기후변화 속에서도 맛과 품질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는 시장의 대응이기도 하다.

기후변화 대응 품종 개발은 농업의 생존 전략이다. 더위와 냉해, 병충해에 강한 품종을 꾸준히 개발하고, 지역별 맞춤 재배 기술을 보급하는 일은 앞으로의 사과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과제다.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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