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보다 선배라구요?” 그 시절 근본 ‘농심라면’, 큰사발면으로 먹어봤습니다
2025-10-24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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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출시하는, 화제의 ‘농심라면 큰사발면’ 시식기
“형님 먼저, 아우 먼저” 요즘 세대는 다소 낯설지 몰라도, 중장년층이라면 뇌리에 각인된 광고 카피다. 바로 ‘농심라면’ 이야기다.
라면 이름에 회사명이 붙어 있다니? 조금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유가 있다. 농심라면은 농심이 아직 ‘롯데공업’이던 시절 생산됐던 제품이기 때문이다.
농심라면은 1975년 당시 소비자가 25원에 출시된 라면이다. “형님 먼저, 아우 먼저”라는 정겨운 광고 카피로 전국적인 인기를 끌었다. 나아가 1978년 사명을 롯데공업에서 ‘농심’으로 바꿀 때 그 유래가 됐을 정도로 회사에 특별한 의미를 남긴 라면이다.
이후 ‘신라면’이라는 걸출한 후배가 등장하며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농심라면은 오늘날의 농심을 있게 한, 그야말로 농심의 “근본 라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2025년 1월, 농심 창립 60주년을 맞아 농심라면이 화려하게 귀환했다. 1975년 당시 레시피를 기반으로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 재해석된 이번 농심라면은 쫄깃한 면발과 깊고 얼큰한 소고기 국물 맛으로 출시 직후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그 인기에 힘입어, 이번에는 더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큰사발면’ 버전이 새롭게 등장했다. 그런 농심라면 큰사발면을 위키트리가 출시도 전에 발 빠르게 공수해왔다. 과연 그 맛이 ‘추억 보정’일지, 아니면 진짜 ‘근본의 부활’일지 지금부터 함께 확인해 보자.
패키지부터 추억 소환…사발면으로 다시 태어난 ‘농심라면’

패키지 디자인은 이름과 일러스트 모두 그 시절의 감성을 고스란히 담았다. “형님 먼저, 아우 먼저”라는 문구가 일러스트 옆에 선명히 자리해, 옛 롯데공업 시절의 ‘헤리티지’를 강조했다.


구성품은 면, 비법스프, 후첨분말로 구성됐다. 심플하지만 알찬 구성이다. 봉지 면과 다르게 후레이크는 면 아래에 미리 깔려 있었다. 큰사발면답게 전자레인지 조리도 가능했지만, 사발면의 오리지널 감성을 살려 뜨거운 물로 조리하는 일반적인 방식을 택했다.
신선하지만 정겨운, 칼칼하고 깔끔한 ‘그 맛’

조리를 마치고 뚜껑을 열자, 특유의 구수하면서도 매콤한 라면 향이 확 퍼졌다. 처음에는 신라면과 비슷한가 싶었지만 이내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매운 향 뒤로 은근한 소고기 육수 냄새가 올라오며 묘하게 정겨운 향이 코끝을 자극했다.

우선 국물부터 맛봤다. 맑고 진한 소고기 육수를 바탕으로, 그 사이를 마늘, 고추, 생강, 후추 등 강한 풍미가 치고 들어왔다. 매운 라면에 속하는 농심라면이지만, 신라면보다 더 묵직하면서도 칼칼하게 톡 쏘는 매운맛이 느껴졌다. 뒷맛은 은근한 여운을 남겼는데, 마지막에 넣은 후첨분말이 그 풍미를 완성하는 듯했다.

면발에는 앞서 맛봤던 국물이 충분히 스며들어 있었다. 한 젓가락 들어 올려 김치와 함께 먹으니 한국인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그 맛이 입안 가득 채웠다. 건더기도 풍성했다. 큼직한 고기부터 시작해서 파, 양배추, 계란, 어묵까지 다양하게 들어있어 씹는 재미와 식감의 밸런스를 즐길 수 있었다.

이 라면의 전성기를 직접 경험하지 못한 세대라 할지라도, 한입 맛보는 순간 “그때 사람들은 이런 맛의 라면을 즐겨 먹었구나” 하는 짐작이 가능했다. 낯설지만 묘하게 정겨운 맛. 50여 년의 긴 세월이 미각으로 교차하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큰사발면 버전의 농심라면은 오는 27일 공식 출시된다. 출시 기념 이벤트도 있는데, 제품에 그려진 총 3종의 일러스트를 모아 SNS에 인증하면 추첨을 통해 무려 한우 세트를 받을 수 있는 통 큰 이벤트다. 편의점에서 농심라면 큰사발면을 발견한다면 놓치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