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완도서는 '최초' 발견…갑자기 100마리 쏟아진 멸종위기 '이 생명체'
2025-10-25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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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생명체의 놀라운 등장, 생태계 희망을 보다?!
전남 완도 바닷가에서 믿기 힘든 장면이 포착됐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 내 소안도 해안에서 멸종위기종인 흰발농게가 무려 100여 마리나 한꺼번에 발견됐기 때문이다. 공식 조사에서 완도 지역에서는 처음 확인된 사례로, 이 지역 해양 생태계 복원의 신호일 수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국립공원공단 다도해해상국립공원사무소는 최근 소안도 해안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흰발농게 100여 마리와 그 서식지를 동시에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그동안 흰발농게는 강화도, 서산, 무안 등 서·남해 일부 지역에서만 발견돼 왔으며, 완도군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공원사무소 측에 따르면 정밀 탐사로 약 500㎡ 규모의 신규 서식지도 함께 확인했다. 이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 내 분포 범위를 새롭게 규명한 의미 있는 결과로 평가된다. 해당 조사 결과는 향후 흰발농게 보호와 서식지 복원을 위한 정책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흰발농게는 십각목 달랑게과에 속하는 해산 갑각류로, 이름 그대로 수컷의 집게다리 끝이 흰색을 띤다. 몸길이는 약 9mm, 너비 14mm 정도로 작지만 형태는 독특하다. 갑각은 앞이 넓고 뒤가 좁은 사다리꼴이며, 등면에는 회색 바탕에 검푸른 무늬가 퍼져 있다. 암컷은 양쪽 집게다리가 작고 대칭이지만, 수컷은 한쪽이 비정상적으로 커서 마치 깃발처럼 흔들며 영역을 표시한다.

이 게는 주로 갯벌 상단부 모래가 섞인 진흙층에 수직으로 구멍을 파고 살며, 바닷물이 밀려올 때 먹이를 찾고 썰물 때는 굴 안으로 숨어든다. 갯벌 유기물을 분해하고 퇴적층의 산소 순환을 돕는 생태계의 정화자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국립공원공단은 흰발농게를 해양생태계 건강성을 가늠할 수 있는 대표 지표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흰발농게는 한때 서해안 전역에서 흔히 볼 수 있었지만, 지난 수십 년간 급격히 줄었다. 갯벌 매립, 하구 준설, 항만 개발로 서식지가 사라지고, 연안 오염으로 먹이원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현재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보호되고 있으며, 자연 상태에서 개체군이 유지되는 지역은 손에 꼽힌다.

이에 따라 이번 완도에서의 발견은 단순한 목격 사례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서식 가능 지역이 남해 쪽으로 확장됐음을 뜻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 현상을 최근 몇 년간 추진된 해양보호구역 관리 강화, 불법 어획 감소, 해안 정화 활동 확대 등의 긍정적 효과로 해석하고 있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 한정훈 해양자원과장은 "흰발농게는 해양생태계의 건강성을 보여주는 지표종으로 생태계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은 1981년 지정된 국내 최대 규모의 해상국립공원이다. 완도, 진도, 고흥, 여수 등 2300여 개 섬과 연안으로 구성돼 있으며, 바다새·연안어류·갯벌생물 등 약 2300종 이상의 해양생물이 서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