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방문하는 트럼프, 또 세기의 쇼 벌이나... 북한 김정은 만날 수도

2025-10-25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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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과 만날 일정 없다면서도 “변동 있을 수도” 여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6월 30일 오후 판문점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있다. / 문재인정부 청와대 페이스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6월 30일 오후 판문점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있다. / 문재인정부 청와대 페이스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24일(현지시각)부터 아시아 순방에 나서는 가운데, 한국과의 빠른 관세 후속 협상 합의를 원하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를 만나는 일정은 현재 포함돼 있지 않다고 미국 고위 당국자가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 순방 관련 사전 전화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앞으로 김 위원장과의 회동 의사를 표명해 왔지만 이번 순방의 일정에는 들어가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물론 변동이 생길 수는 있다"라고 여지를 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악수하는 모습. / 북한 외국문출판사 화보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악수하는 모습. / 북한 외국문출판사 화보 캡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11시쯤 백악관을 출발해 30일 돌아오는 일정의 아시아 순방에 나선다. 말레이시아 쿠알룸푸르(26~27일)에서의 일정을 시작으로 일본(27~29일), 한국(29~30일)을 순차적으로 방문한다.

한국 방문 첫날인 29일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회담하고, 이튿날인 30일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난다. 이 기간에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과 만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고위 당국자는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방식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는 한미 간 관세 후속 협상과 관련, "한국과 가능한 한 빨리 투자협정을 체결하는 것을 매우 열망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우리가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조건들을 수용할 의사가 있는대로 가능한 한 빨리 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한미간 무역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투자금 집행을 중심으로 매듭짓지 못한 부분이 있음을 확인하는 발언이다.

현재 한미 양국은 7월 큰 틀에서 무역합의를 했을 때 한국이 하기로 한 3500억달러 대미 투자 패키지의 구성과 이행 방안 등을 두고 접점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오는 29일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무역 합의를 발표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미 무역협상 한국 측 대표인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24일 국정감사에서 한국이 매년 250억달러씩 8년간 총 2000억달러의 대미 투자(나머지 1500억 달러는 신용 보증 등으로 추진)를 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느냐는 질의에 "그런 논의가 있다"고 확인했다. 김 장관은 대미 현금 투자 규모 등과 관련해 "어느 정도가 적절한 수준인가 놓고 (한미) 양 파트가 굉장히 대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위 당국자는 '3500억 달러 중 조선업에 대한 별도 1500억 달러 투자를 원하느냐'는 질문에는 "현재 진행 중인 무역 및 투자 협정의 결과로 더 많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곧 더 자세한 내용을 발표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 산업을 재건에 매우 헌신적이며 윗세대로부터 배울 수 있는 부분들을 찾고 있다"라고 했다. 그는 "(한국뿐만 아니라) 심지어 일본의 노하우와 자본 투자도 환영한다"면서 "미국의 제조업 방위 산업, 조선 및 잠수함 건조를 돕기 위한 전반적인 협력도 환영한다"라고 밝혔다.

한국은 지난 7월 30일 구두합의 수준의 한미 간 무역협정을 체결하면서,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 중 1500억 달러를 마스가(MASGA: Make America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에 특화해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방미해 한국 측의 마스가 특화 투자 제안은 여전히 논의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고위 당국자는 "한국과의 투자 협정에 대한 대부분의 논의는 대부분 상무부가 다루는 투자와 구매의 성격이 있다"라고 짚었다. 이어 "그것들은 무역 측면이라기보다는 정말로 그쪽(상무부) 비중이 크다"면서 "한국이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약속을 이행할 의향이 있는 한 최대한 빨리 협정을 체결하고자 한다"라고 강조했다.

고위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순방 기간 일련의 경제 합의에 서명할 것이라면서 "이런 합의는 세계 경제 질서를 더욱 재편하고 미국에서 고임금 일자리를 창출하고 산업 부흥을 진전시킬 투자를 더 많이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이 무역 합의뿐만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산업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핵심광물 관련 합의도 이번 아시아 순방 중에 체결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순방 일정 마지막 날인 30일 경주에서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세계의 두 최대 경제국가 사이의 격렬한 무역 전쟁을 끝내기 위해 모든 것을 포괄하는 합의를 목표로 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은 (시 주석과) 무역을 논의하는 데 가장 관심이 있다"며 "그는 미국과 중국 간의 경제 관계에 대화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 등을 논의할 가능성에 대해선 "미국 측에서는 다른 의제를 논의할 의사가 없다"면서 무역, 중국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가 주요 의제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아시아 순방 첫 방문지는 말레이시아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와 회담하고 미국-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 실무 만찬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말레이시아에서 태국과 캄보디아 간 평화협정 서명식을 주재한다.

이어 27일 일본으로 이동해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일본 총리, 나루히토 일왕 등을 만난다. 또한 일본 방문 기간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함께하고, 미군 부대를 방문할 계획이다.

이후 29일 한국으로 이동해 재계 리더들을 상대로 연설한다. 같은 날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하는 양자 프로그램(bilateral program)에 참여하며 이후 주요 역내 정상들과 함께 하는 만찬에 참석한다고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소개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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