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듯 저렴한 가격에 파는 당근마켓 홍게... 솔직한 후기 공개합니다
2025-10-27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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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kg에 2만9900원... 수산물 전문가가 공개한 시식 후기

8kg에 2만9900원. 일반 쇼핑몰의 3분의 1 가격에 불과한 당근(당근마켓) 홍게. 과연 먹을 만할까. 검증을 위해 수산물 전문가가 직접 나섰다.
유명 수산물 전문가이자 유튜버인 김지민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 '입질의추억TV'에 올린 영상에서 당근에서 판매되는 연지홍게를 직접 구매해 수율과 맛을 검증했다. 김지민은 "네이버에서 연지홍게를 검색하면 3kg에 2만~4만 원대에 판매되는데 당근마켓에서는 8kg에 3만 원도 안 된다"라며 "조카가 찾아준 이 소재가 궁금해 구매했다"고 밝혔다.
판매자는 몸통 수율 60%, 다리 수율 70~80%에 28~30마리가 들어간다고 홍보했다. 4kg에 3만3000원인 박달 홍게에 대해선 몸통과 다리 수율이 90%대에 10마리 정도 들어간다고 안내했다.
김지민은 "확실히 홍게는 싼 게 비지떡이다. 싸고 맛있는 건 사실 거의 없다"며 "너무 작고 라면용으로 살도 없는 것을 저렴하게 사는 것보다는 1만~2만 원 더 주더라도 수율이 좋고 어느 정도 성장한 것을 고르라"고 조언했다.

실제 무게를 잰 결과 마리당 200g 정도가 나왔다. 김지민은 "이건 자숙한 것이다. 원물 상태로는 추정컨대 300~350g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며 "홍게를 찌고 나면 원물 중량 대비 35~40%까지 무게가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5kg을 주문했는데 막상 재보니까 2.5~3kg밖에 안 나오는 건 정상이다. 홍게가 특히나 수분을 정말 많이 깎는다"고 말했다.
김지민은 “연지홍게는 잡히면 80% 이상이 당일 죽는다. 수조에 산 채로 며칠간 둘 수가 없다. 현지에서 살아 있는 걸 포장해봐야 어차피 검은 장을 쏟아내며 냄새를 풍긴다. 배송 과정에서 수분도 줄어든다. 그래서 현지에서 다 쪄서 자숙 상태로 판매하는 게 거의 ‘국룰’처럼 됐다”고말했다. 김지민은 "홍게에 한해선 자숙으로 받는 게 맞는다“라며 ”좋은 홍게, 큰 러시아산 홍게 같은 것들은 굳이 자숙으로 안 받아도 되지만 연지홍게에 한해선 자숙으로 받는 게 이득"고 말했다.
박스를 포함해 무게를 재니 4kg이 나왔다. 8kg을 구매했는데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마릿수도 28~30마리라는 공지와 달리 22마리밖에 나오지 않았다. 김지민은 "최소 50% 이상 무게가 깎인 것"이라며 "수율이 몸통 60%, 다리 70~80%라고 했으니까 데쳐서 수율을 체크해보겠다"고 밝혔다.
자숙 홍게는 한 번 더 찌게 되면 두 번 찌는 것이 돼 살이 말라비틀어질 수 있다. 그래서 큰 냄비에 물을 홍게가 잠길 정도로 붓고 소주를 반 정도 부은 뒤 끓였다.
수율은 보통이었다. 다리 부위의 경우 살이 적게 든 것은 50% 정도, 많이 든 것은 80% 정도였다. 몸통의 경우 내장이 꽉 들어차 있는 것도 있었다. 홍게는 대게와 달리 찔 때 배를 엎어놓고 찐다. A급이 아닌 이상 대부분 이렇게 찐다. 김지민은 "이렇게 찌면서 홍게가 머금은 짠물을 쏟아낸다. 그러면 물이 빠지면서 몸통 안쪽에 장이 배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맛을 본 김지민은 "안 짜다. 한 입 먹어선 모른다. 짠 건 계속 먹었을 때 입에 염분이 누적돼야 되는데 아직까지는 괜찮다. 짜지 않고 달콤하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물론 퀄리티가 약간만 더 좋았으면 하는 바람은 있지만 워낙 저렴하게 구매했기에 이 정도 가격이면 어느 정도 만족하고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지민은 "마릿수가 공지된 것보다 조금 미달된 게 마음에 걸린다. 다만 그만큼 큰 거 위주로 넣어서 마릿수가 줄어든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손질하면서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상태가 좋은 것들이 나왔다. 작은데 꽉 묵직해 살이 꽉 찬 것들, 내장이 꽉꽉 들어찬 것들도 한두 마리 더 나왔다. 일곱 마리 가운데 한 마리가 보통이었고 한두 마리 정도가 빈껍데기 같은 느낌이었다.
김지민은 홍게살과 내장을 발라 그라탕을 만들었다. 버터를 녹인 뒤 마요네즈, 진간장, 후추, 마늘, 감귤즙을 섞어 소스를 만들고 홍게 껍데기에 살과 내장을 담아 소스를 올린 뒤 치즈를 얹어 에어프라이어에 5분간 구웠다. 그는 "살을 다 발라 내장과 함께 그라탕을 해주면 안 좋아할 사람이 있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찌지 말고 끓는 물에 삶아 먹는 걸 추천한다. 특히 홍게는 그럴 필요가 있다"며 "맥주 한잔을 곁들이면 진짜 ‘방구석 오마카세’가 따로 없다"고 평했다.
김지민은 "연지홍게나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홍게는 다 똑같은 홍게라는 종이다. 학명으로는 똑같다"며 "요새 박달홍게니 전방대게니 미사어구를 붙여 판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식 명칭은 홍게다. 경북 일부 지역에서는 붉은 대게라고도 부른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종이라도 서식 환경, 분포지, 집단에 따라 환경 변화에 새롭게 적응할 수 있다. 또 유전자는 똑같은데 먹잇감에 의해 색깔이 달라질 수 있다. 여러 다양한 변수로 인해 그 종에서 분화돼 하위 변이를 일으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종이 완전히 다르다면 이종이라고 분류하지만 이 경우는 아종이라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연지홍게는 일반 홍게에 비해서 수심이 얕은 연안 쪽에서 잡힌다. 색깔이 좀 연하다. 일반적인 홍게는 보통 수심 800~1000m 아주 깊은 곳에서 서식한다면 연지홍게는 그보다는 비교적 얕은 수심에서 잡힌다. 김지민은 "얘네들은 얘네들로 따로 독단적으로 군집을 이뤄서 생활하고 있고, 군집이 조금 나뉘어 있다. 사는 환경도 수심층도 조금 분리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지홍게 중에서도 큰 게 있고 적당하게 큰 게 있고 아주 작은 것도 있다. 아주 작은 건 라면용으로 어묵 국물용으로 많이 쓴다"며 "100g짜리 아주 작은 새끼를 파는 경우가 있는데, 가급적이면 찐 걸 기준으로 최소 150g 이상, 어느 정도 살이 있는 것을 먹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