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구하려다' 3명 연이어 쓰러져…경주 지하 수조서 질식사

2025-10-26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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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7일 합동감식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 중대재해수사팀이 경주 아연 가공업체에서 발생한 질식 사고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유독가스 유입 경로를 집중적으로 조사 중이다.

지하 수조 밀폐사고 발생한 경주 아연가공업체 / 경북도소방본부 제공
지하 수조 밀폐사고 발생한 경주 아연가공업체 / 경북도소방본부 제공

경찰에 따르면 사고를 당한 근로자들은 외주업체 소속 40~60대 근로자들로, 사고 당일 지하 수조 내에서 암모니아 저감 설비 설치를 위한 배관 공사를 진행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이들은 사고 발생 사흘 전인 지난 17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내부 페인트 작업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페인트 작업 이후부터 사고 직전까지 지하 수조 입구가 완전히 밀폐돼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독가스가 외부로 빠져나가지 못한 채 내부에 축적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일산화탄소에만 국한하지 않고, 여러 종류의 유독가스가 지하 수조로 유입된 경위를 다각도로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당국,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공단, 한국가스공사 등 관계기관과 함께 27일 오전 10시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실시할 예정이다. 감식에서는 시간대별로 유독가스 농도를 측정하고, 가스 유입 가능 경로와 밀폐 구조 여부를 면밀히 확인할 계획이다.

이번 질식 사고는 지난 25일 오전 11시 31분쯤 경북 경주시 안강읍 두류공업지역의 한 아연 가공업체 지하 수조에서 발생했다. 경찰은 배관 작업 중 한 작업자가 의식을 잃고 나오지 않자, 동료 3명이 구하려고 차례로 들어갔다가 함께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고로 50대와 60대 근로자 2명이 숨졌으며, 40대와 50대 근로자 2명은 중태로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규명할 방침이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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