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이 공개토론 제안하자... 정청래가 "정신적으로 딱하다"며 한 말
2025-10-26 19:22
add remove print link
부동산 대책 두고 이틀째 설전

오세훈 서울시장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부동산 대책을 놓고 이틀째 설전을 벌였다. 오 시장이 10·15 부동산 대책 수정과 공개토론을 제안하자 정 대표는 특검 수사에나 대비하라며 맞받았다.
정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정신적으로 힘들고 딱한 것은 알겠다"며 "특검 수사 받기도 힘들 텐데, 변호사와 수사 대비 토론에나 집중하라"고 적었다. 오 시장이 같은 날 페이스북에 올린 공개토론 제안에 대한 응답이다.
오 시장은 이날 "밭을 다 갈아엎어 놓고, 이제 와 열매 내놓으라고 할 자격이 있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지난주 갤럽조사에서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에 대해 30대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적절하지 않다'고 답한 결과를 언급하며 "생애 첫 주택 구매가 상대적으로 많은 젊은 세대의 깊은 절망감이 느껴진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주택 가격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정부 대책에 '공급 시그널'이 없다는 데 있다"며 "유일한 공급 대책이었던 9·7 대책마저 구체성이 떨어지니 그 실효성에 의구심이 생기고 공급에 대한 기대는 꺾였다"고 지적했다. 정부 대책이 오히려 주택가격 상승에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는 주장이다.
이어 "여당은 생뚱맞게 오세훈 탓만 하며 본질은 외면하고 있다"며 "10년 전 서울시 정비구역을 해제한 결과가 지금 어떤 상황을 초래했나"라고 물었다. 그는 "이번 10·15 대책으로 가까스로 다시 시작된 정비사업이 어떤 상황에 놓이게 됐나"며 "민주당이 정녕 몰라서 침묵하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정비사업을 통한 주택공급을 씨를 뿌리고 열매를 거두는 긴 과정에 비유했다. "내가 뿌린 씨앗의 열매는 다음 시장 임기 때 열린다는 것이 상식"이라며 "이명박 시장 때 지정된 정비구역이 오세훈 1기 때 열매를 맺기 시작했고, 오세훈 1기 때 뿌린 씨앗이 박원순 시장 때 열매를 맺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서울시를 떠나 있던 10년간 무슨 일이 벌어졌나. 밭 전체가 갈아엎어져 있었다"며 "정비사업이 389곳 43만 호 이상 해제된 사태를 보며 속이 타들어 가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피눈물이 난다는 표현까지 썼던 것"이라고 말했다. "밭을 다 갈아엎어 놓고 이제 와 열매 내놓으라고 할 자격이 민주당에 있나"고 따졌다.
오 시장은 "마른 땅에 다시 씨앗을 뿌렸다"며 "불필요한 규제를 샅샅이 뒤져 걷어냈고, 조금이라도 시간을 단축하고자 신속통합기획을 도입했다"고 강조했다. 그 결과 "2031년까지 31만 호 착공이 눈앞에 보이기 시작했다"며 "그런데 정부의 10·15 대책으로 정비사업 조합원들에게 새로운 거래 규제, 대출 규제를 적용함으로써 이마저 불투명해져 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10·15 대책 대폭 수정을 비롯해 정비사업 촉진을 위해 규제 완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폐지 등의 과감한 결단을 내리길 바란다"며 "필요하다면 제가 직접 나서 민주당과 공개 토론이라도 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과 정 대표의 설전은 전날에 이어 두 번째다. 전날 오 시장이 "정 대표가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국민에게 던진 '부동산 폭탄'을 거둬들이는 것"이라고 말하자, 정 대표는 "자기 발등에 떨어진 시한폭탄에 국감장에서 제대로 말도 못하더니 속으로는 떨리나. 특검 수사나 잘 받으라"고 받아쳤다.
앞서 오 시장은 24일 장동혁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와 서울 노원구 상계5 재정비촉진구역을 방문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오 시장은 이 자리에서 "쉽게 얘기하면 집을 팔고 나가 판 돈으로 생활하고 싶은 분도 계시는데 못 판다. 사지도 팔지도 못하게, 사고파는 게 불편하게 바뀐 것"이라며 10·15 대책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