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자이언츠 때문에 거액의 수익…"난감하다" 토로한 은행

2025-10-27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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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 롯데자이언츠 예금 팔아 이자 160억 아꼈다

롯데자이언츠 홈구장인 부산 사직야구장. / 뉴스1
롯데자이언츠 홈구장인 부산 사직야구장. / 뉴스1

한국프로야구(KBO 리그) 부산 연고 구단 롯데자이언츠의 성적과 연동한 예금을 내놓고 있는 BNK 부산은행이 지난 8년간 성적에 따른 우대 금리를 한 번도 지급하지 않으면서 160억원가량의 이자를 아낀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반복되는 롯데의 성적 부진 때문이다. 롯데자이언츠 예적금 상품은 출시와 동시에 완판이 되는 BNK 부산은행의 최고 인기 상품 중 하나다.

27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까지 8년간 BNK 부산은행이 판매한 롯데자이언츠 예금 상품에 고객들이 가입한 금액은 약 5조5775억원에 이른다.

그런데 롯데자이언츠 성적이 한 번도 우대 금리로 내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BNK 부산은행은 8년간 총 160억7985만원가량의 약속 이자를 고객에게 지급하지 못했다.

BNK 부산은행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롯데자이언츠가 프로야구 10팀 가운데 상위 5팀이 진출하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 0.1~0.4%p 금리를 얹어준다고 약속했다. 그 기간 부산은행은 약 5조3000억원에 달하는 롯데자이언츠 예금을 유치했다.

하지만 롯데자이언츠가 2017년 이후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하면서, 약속했던 금리(평균 0.3%)를 지급하지 않았다. 금액으로는 약 134억원이다.

올해 들어 BNK 부산은행은 우대 금리를 받아 갈 수 있는 조건을 낮췄다.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조건을 없애는 대신 롯데자이언츠가 정규 시즌에서 70승을 달성하면 0.05%p 금리를, 80승 이상의 성적을 거두면 0.1%p 금리를 추가 지급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올 시즌 막판 성적 곤두박질로 롯데 자이언츠가 최종 66승을 거두는 데 그치면서, 올 한 해 2834억원어치 이 예금에 가입한 롯데자이언츠 팬들은 또다시 우대 금리를 받는 데 실패했다. 대신 BNK 부산은행은 약 4억2000만원 정도 이자를 절약하게 됐다.

BNK 부산은행은 롯데자이언츠 예금을 팔아 정확히 얼마의 수익을 거뒀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부산은행 고위 관계자는 매체에 “롯데자이언츠 관련 예적금은 원래 손해를 본다 생각하고 매년 내놓는 상품인데, 매년 수익을 올리고 있어 난감하다”고 털어놨다.

롯데그룹은 부산은행의 모회사인 BNK금융지주의 지분 10.5%가량을 보유한 최대 주주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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